35억 이상 차익… 소송비용 마련 관측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팔고, 서초구 내곡동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자료를 확인한 결과, 박 전 대통령 명의의 삼성동 42-6번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가 20일 접수돼 이날 모든 이전절차가 완료됐다.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이 새 자택으로 쓸 예정인 내곡동 200-1번지 주택의 매입 절차도 끝났다.
내곡동 자택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초 거주하려던 주택과 400m 떨어져 있다. 내곡동 주택은 지상2층, 지하1층으로 삼성동 집과 같다. 주택 규모는 406㎡(122.8평)로 484.8㎡(146.6평)였던 삼성동 자택보다 작아졌지만, 2008년 건축돼 거주환경 면에선 1982년 지어진 삼성동 자택보다 쾌적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입 과정에 133.48㎡(40평)던 2층을 160.1㎡(48평)로 증축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집을 대형쇼핑몰인 마리오아울렛의 홍성열(63) 회장에게 67억5,000만원에 팔았다. 홍 회장은 2015년엔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재국씨 소유였던 ‘허브빌리지’를 118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동 주민들의 불편을 이유로 이사하게 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판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내곡동 집을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신소미(42)씨 모친 이승진씨로부터 28억원에 샀다. 거래 과정에서 든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등을 빼더라도 35억원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다.
삼성동 자택 인근 주민들은 갑작스런 매각 소식에 안쓰러워하면서도 홀가분하다는 반응이다. 세탁소를 운영중인 이모씨는 “좋은 모습으로 이사하는 게 아니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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