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람” 관리소 직원 해고 막은 아파트 주민들

관리비 절감 명목 해고 주도한 입주자대표 3명 해임시켜

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예산군 예산읍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비 절감 명목으로 관리사무소 직원을 해고 하려 한 입주자대표들을 해임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예산군에 따르면 예산읍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입주자대표들이 관리사무소 직원 A씨를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입주자대표들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했다. 입주자대표들은 지난해 11월 관리비 절감명목으로 A씨가 경력이 많고 임금을 많이 줘야 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결정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관리비 절감도 중요하지만 관리사무소 직원의 고용안정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투표 결과 찬성 128표, 반대 21표로 오히려 입주자대표 3명이 해임됐다. 다른 입주자대표 3명은 불신임 투표 과정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

주민 B씨는 “주민들이 알아본 결과 A씨가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은 것도 아니었다”며 “장기 근속한 사람을 급여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하면 이 세상에 해고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아파트 관리 규약상 입주자 대표회의는 관리사무소 직원을 해임할 권한이 없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