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혁 기자

박준석 기자

등록 : 2018.08.09 04:40

[단독] 관세청, 북한산 석탄 수입업체에 원산지ㆍ가격 조작 혐의 적용

등록 : 2018.08.09 04:40

신고가격 부풀려 러시아산 위장 의혹

비싸게 신고 후 국내서 40% 싸게 팔아

관세청, 혐의 입증 위해 최종 법률 검토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알려진 ‘진룽(Jin Long)’호가 7일 오후 경북 포항신항 제7부두에 정박해 있다. 진룽호에서 하역한 석탄이 부두에 쌓여 있다. 뉴스1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조사중인 세관 당국이 일부 수입업체에 대해 가격 조작죄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산 석탄이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관세 신고가격을 부풀려 러시아산으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8일 세관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관세청은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업체에 대해 가격조작죄 등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종 법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입업체가 북한산 석탄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관세법 규정은 관세포탈죄(270조)와 가격조작죄(270조의2) 및 수출ㆍ수입 또는 반송의 신고(246조) 등이다. 이는 수입업체가 관세 신고가격을 조작하고 원산지도 속인 채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수입업체는 국내 유입된 북한산 석탄을 세관에는 높은 가격으로 신고한 뒤 실제 시중에는 저렴하게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북한산 석탄을 구입한 남동발전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발전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구입한 석탄 구매 가격은 각각 톤당 90달러와 93달러였다. 작년 12월 다른 중개업체를 통해 수입한 러시아산 무연탄(톤당 148달러)보다 최대 39%나 저렴했다. 그러나 세관에 신고된 가격은 이 보다 훨씬 높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러시아산보다 북한산 석탄이 싼데도 의심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관련, “신고된 내용을 보면 가격이 유사 석탄 신고 가격보다 오히려 더 높아 세관 입장에선 의심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수입업체가 관세를 포탈하려는 경우 매입가격보다 신고가격을 낮춰 세금을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러시아산으로 원산지를 표기한 북한산 석탄을 국내에 반입한 수입업체는 되레 높은 가격으로 신고했다. 이렇게 세관을 통과한 뒤 다른 업체보다 40% 안팎의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했다.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정황인데 수입업체는 여전히 “러시아산으로 알고 수입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 수입업체가 수입신고가격을 높이는 경우는 ▦외화반출 ▦세관 감시망 회피 등의 ‘불법’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한 관세법무법인 관계자는 “가격을 높게 신고하는 경우는 선의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북한산 석탄인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세사는 “이 사건의 핵심은 석탄 수입업체가 북한산임을 미리 알았는지, 알 수 있었던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라며 “그걸 푸는 핵심은 결국 매입가격”이라고 귀띔했다.

관세청은 수입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무역 서류 등을 확보했다. 다만 이 업체가 러시아에서 얼마에 매입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북한산을 수입한 업체가 몇 곳인지도, 어느 정도 높게 신고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북한산 석탄 반입 사례 9건에 대해 조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몇 건은 무혐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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