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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안태근 성추행 사건 당시 검사장이 불러 호통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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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안태근 성추행 사건 당시 검사장이 불러 호통쳐”

입력
2018.01.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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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뉴시스
임은정 검사. 뉴시스

현직 검사가 과거 법무부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추가 증언이 이어졌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7월24일 자신이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감찰 제도 게선 건의'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하면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피해자를 확인한 뒤 감찰에 협조할 것을 설득하는 도중 검사장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냐"며 화를 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소신발언'으로 유명하다. 그는 일명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2007년 '광주 인화학교' 아동 성폭력 사건의 1심 공판을 맡기도 했으며 2016년 개봉한 영화 '더 킹'의 검사 ‘안희연’ 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임 검사는 "피해자를 설득하다가 점심시간이라 대화를 잠시 중단했는데, 모 검사장한테 전화를 받았다"면서 "화를 내다가 '임 검사는 집무실이 없지? 올라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라온 나의 어깨를 갑자기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고 호통을 쳤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임 검사는 "탐문을 부탁한 감찰 쪽 선배에게 상황을 말씀드렸다"면서 "결국 감찰이 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의 자정능력이 부족해 견디다 못한 한 검사님이 어렵게 용기를 냈다. 조직 내 성폭력 문제, 감찰제도와 인사제도의 문제가 다 담겨 있는 사례"라면서 "모 검사님이 그간 흘린 눈물이, 어렵게 낸 용기가 검찰을 바로 세우는 데 큰 자양분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피해 당사자인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지난 26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하던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동석했던 당시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하는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서 검사가 올린 글과 직접 방송에 출연해 밝힌 인터뷰를 종합하면 당시 안 전 검사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2009년 9월~2011년 8월)과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고, 안 전 검사는 서 검사 옆자리에 앉았다고 한다.

서 검사는 안 전 검사가 술이 많이 취한 상태에서 추행했고, 주위에 검사도 많았고 바로 옆에 장관도 있어 항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당시 북부지검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가 됐으나 이후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2014년 4월 수원지검 여주지청 근무 당시 윤석열 지청장이 인사가 나 떠난 후 정기 사무감사에서 많은 사건을 지적당했고 검찰총장의 경고와 전결권을 박탈당한 후 2015년 8월 통영지청으로 부당한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사발령의 배후에는 안 전 검사가 있었고 안 전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최교일 당시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덮었다고 주장했다. 안 전 검사는 사건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었으며 서 검사가 통영지청으로 발령난 2015년 8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서 검사는 "'Me Too'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며 더이상 침묵하지 않고 스스로 내부로부터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라도 된다면 하는 소망으로 힘겹게 글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미투(#Me Too) 운동은 '나도 성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고발하는 운동으로 미국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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