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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코치의 야구화] 멘탈이 가른 컵스 유망주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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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코치의 야구화] 멘탈이 가른 컵스 유망주의 운명

입력
2018.04.16 19: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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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개인종목 만큼 정신력 필요

멘탈 코치가 선수 성공 시키기도

시카고 컵스 유망주였지만 멘탈 때문에 운명이 엇갈린 마윈 곤잘레스(왼쪽)와 조쉬 비터스. MLB닷컴 캡처
시카고 컵스 유망주였지만 멘탈 때문에 운명이 엇갈린 마윈 곤잘레스(왼쪽)와 조쉬 비터스. MLB닷컴 캡처

미국의 스포츠 심리학자 미셸 클리어 박사는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스포츠’로 1위 수영, 2위 체조, 3위 테니스, 4위 골프, 5위 야구를 뽑았다.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개인 종목이다. 동료에게 의지할 수 없고,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혼자 떠맡아야 하는 개인 종목 선수들이 단체 종목 선수들보다 더욱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런데 야구가 다른 개인 종목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야구는 그라운드 위에서 9명이 함께 하는 팀 스포츠지만 종목 특성을 들여다보면 개인 종목에 가깝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승부를 하는 건 투수 혼자다. 팀의 승패를 결정하는 9회말 투아웃 상황에서도 타자와 투수는 1대 1 승부를 펼친다. 야구가 개인 종목만큼 강한 멘탈을 요구하는 이유다.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오전 훈련에 앞서 멘탈 코치의 지도로 명상을 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오전 훈련에 앞서 멘탈 코치의 지도로 명상을 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대부분 멘탈 코치를 두고 있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시카고 컵스의 경우 구단은 투수 코치, 타격 코치 등의 기술 코치를 대하는 것처럼 멘탈 코치에 의지하고 있다. 타격 코치가 타자의 기술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처럼 멘탈 코치가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해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마윈 곤잘레스는 컵스 마이너리그 소속이던 2005~11년 경기 중에 감정 조절을 전혀 하지 못했다. 타고난 실력에 비해 약한 멘탈로 성장이 더딘 선수였다. 하지만 본인과 ‘찰떡궁합’인 심리사를 만난 후 정신적인 부분을 보완했고, 결국 2014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거듭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얻었다. 곤잘레스의 사례는 아직까지도 컵스 구단의 멘탈 교육에서 항상 첫 번째로 언급되고 있다.

컵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들에게 멘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컵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들에게 멘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컵스가 2007년도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뽑은 조쉬 비터스는 정신적인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쓸쓸히 사라져버린 선수다. 비터스는 당시 드래프트에서 모든 팀들이 미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뛰어난 야구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컵스 구단 내에서는 마침내 ‘염소의 저주’를 깰 선수를 뽑았다고 파티를 열 분위기였다.

그러나 비터스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기대와 관심을 이겨내지 못했다. 점점 자신감을 잃어 본인의 타고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 비터스는 30억원이 넘는 거액의 계약금을 안겨준 컵스에 메이저리그 통산 36경기 출전 타율 0.121타율 2홈런으로 보답(?)하고 2014시즌 후 그라운드를 떠났다.

선수의 재능을 꺼내 그 선수의 미래까지도 바꿀 수 있는 이들이 바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멘탈 코치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들은 그들에게 투수와 타격 등의 기술 코치들처럼 ‘코치’라는 직함을 붙여준 것으로 보인다.

허재혁 J메디컬트레이닝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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