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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남북 단일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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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남북 단일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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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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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피겨 페어의 렴대옥(왼쪽)-김주식 조가 지난 해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오버스트도르프=AP 연합뉴스
북한 피겨 페어의 렴대옥(왼쪽)-김주식 조가 지난 해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오버스트도르프=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고 통일부가 오는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공식 제안하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북한은 아직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하나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경기연맹(IF) 그리고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협의해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배정해 북한 선수단 규모부터 확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2일 올림픽 뉴스를 다루는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한국 정부,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평창올림픽 참가에 관한 북한 지도부의 발언을 열린 방식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IOC와 IF, 북한 측이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평창에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는 종목으로는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크로스컨트리 등이 꼽히는데 최문순 강원지사가 피겨 종목의 남북 단일팀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최 지사는 2일 CBS 라디오에서 “피겨 단체전이 남자싱글, 여자싱글, 남녀페어, 아이스댄싱 등 4종목인데 그 중에 우리(한국)는 남녀 싱글, 아이스댄싱이 있는데 남녀 페어가 없다. 반면 북한은 남녀 페어에서 참가 자격을 얻어 절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 페어의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 해 자력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고도 지난 해 말까지 참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이 티켓이 일본에 넘어간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에 페어 팀이 없다”는 최 지사 주장은 엄밀히 말하면 잘못됐다. 피겨에는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싱, 팀 이벤트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다. 최 지사가 언급한 단체전은 팀 이벤트를 말한다. 팀 이벤트는 개인 4종목 중 3종목 이상의 출전권이 있는 국가 10팀에게 주어지고 올림픽에서는 개인 4종목 점수 합계로 순위를 결정한다. 한국은 페어 외에 남녀싱글과 아이스댄싱 등 3종목은 자력으로 평창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 팀 이벤트 출전국 예비 엔트리에 따르면 캐나다,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에 이어 한국은 11번 째다. 이 순위가 확정되면 한국은 팀 이벤트에 아예 참가할 수 없다. 추후에 순위가 조정돼 한국이 참가 자격을 얻어도 난제가 예상된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한국에 왜 페어 선수가 없나. 김규은-감강찬 페어 조가 엄연히 있다.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은 아직 못 땄지만 개최국 자격으로 티켓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 렴대옥-김주식 조가 한국의 팀 이벤트에 참가하면 한국의 김규은-감강찬 조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지난 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치밀한 계획도 없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거론했다가 역풍을 맞았던 상황과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에 참석해 “바라건대 (평창에서)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이 “평창 대회는 평화 올림픽이 되도록 해야 한다. 여자 아이스하키 등의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하겠다”고 불을 지폈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 엔트리는 23명이라 북한 선수가 합류할 경우 평창올림픽만 바라보고 구슬땀을 흘린 한국 선수 10여 명이 꿈을 접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적 고려 때문에 이들이 탈락하는 건 부당하다는 여론이 거셌다. 이에 기존 한국 선수 23명을 모두 지키면서 북한 선수 5~10명을 추가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에 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은 흐지부지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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