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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생물무기 대량 생산가능…실제 사용은 김정은 손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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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생물무기 대량 생산가능…실제 사용은 김정은 손에 달려"

입력
2017.12.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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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보도 "2015년 평양생물기술硏 공개도 美에 메시지 보내기 위한 것"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1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1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조명하는 기사를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과 아시아의 정보당국 관계자와 무기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미생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에서부터 유전자 변형에 특화한 실험실에 이르기까지, 진전된 수준의 생물무기 프로그램에 쓰이는 필수장비를 얻기 위해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산업 규모의 미생물균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현직 미 당국자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실제 생물무기 생산을 지시한 확고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익명의 미 관계자는 "계속 남는 의문은 북한이 (생물무기 생산에 필요한) 물질들을 취득하고 과학도 발전시켰으면서 왜 아직 무기생산을 안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당장 내일 생물무기 생산을 시작한다 해도 아마 알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표면상 농업·제약 제품 생산을 내세운 민간 공장들에 관련 설비들이 들어서고 있는 탓에 알아채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그 사례로 북한이 2015년 6월 공개한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을 들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을 시찰했다며 관련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연구원은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농약 연구소'로 소개됐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대량으로 키울 수 있는 시설 등 값비싼 장비들이 목격됐는데, 이 설비들의 대다수는 생물무기 프로그램에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 것들이었다.

이러한 설비들이 북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었다. 따라서 이를 본 많은 전문가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당시 사진을 본 멜리사 해넘 미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쓴 글에서 "북한이 군사적 규모의 탄저균을 만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는 "(사진 속 장비가) 지금 탄저균을 생산하기 위한 것인가와는 관계없이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북한이 이 사진을 공개한 시점은 다분히 고의적이라고 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이 사진을 공개하기 직전인 5월 28일, 미국은 군 연구소에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로 살아있는 탄저균을 오배송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러자 북한은 6월 4일 유엔에 서한을 보내 미군이 오산 공군기지로 보낸 이 탄저균이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조사를 요구했다.

김정은의 평양생물기술연구원 방문 공개는 이로부터 이틀 후인 6월 6일에 이뤄졌다.

해넘 연구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갖춘 생물무기 생산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메시지를 분명히 하기 의도였다고 말했다.

북한 생물무기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전문가들도 있고,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시설이 환기구나 배관시설과 연결된 곳이 없고, 스스로 밝힌 대로 살충제 생산을 위해서라면 중국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는데 굳이 암시장에서 비싼 생산시설을 사들였는지 의문이 남는다.

앤드루 C 웨버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사진 속 시설을 가리켜 "현대적인 바이오 생산시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사 작전가들은 전쟁 가능성에 대비, 한미 공군력이 생화학 무기 시설로 보이는 곳을 타격하는 것과 별개로 전장에서 보병들이 생화학 위험 요소에 직면할 수 있다는 상황까지 상정했다고 전·현직 미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북한이 생물무기 카드를 쓸 것인지는 김정은 위원장 손에 달려있다.

군사 무기로서 미생물은 통제가 어렵고 며칠 혹은 몇 시간 내에 죽어버리는 단점도 있다.

군사 작전가들은 김 위원장이 일단 현재로서는 생물무기를 예비카드로 남겨두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데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료는 "북한이 (생물무기 생산을 위한) 첨단 공장과 숙련된 전문가팀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김정은은 지금 생물무기를 배치하지 않기로 했지만, 결국엔 정치적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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