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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11 14:52

[인터뷰] 사랑하는 제자 기성용에게 스승 정한균이 띄우는 편지

등록 : 2018.01.11 14:52

기성용(왼쪽)과 정한균 감독./사진=정한균 순천중앙초 축구부 감독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허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선수는 ‘캡틴’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이다. 손흥민(26ㆍ토트넘)이 득점을 책임진다면 기성용은 공수 조율 등 대표팀의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성용의 활약을 간절히 바라는 이가 있다. ‘은사’인 정한균(60) 순천중앙초 축구부 감독이다. 정 감독은 국내 유소년 축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한 학교에서 35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국내 유일한 인물이다. 평소 제자 기성용과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기도 한다는 정 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통화 내용을 정 감독이 기성용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해봤다.

스승 정한균이 사랑하는 제자 기성용에게.

성용아, 1월 1일에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전화 줘서 고마웠단다.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네가 종아리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어서 스승인 내 마음도 무거웠다. 건강관리 잘해라. 부상 없이 컨디션 회복해서 네 실력 마음껏 발휘해주면 이 스승의 마음도 뿌듯할 것 같다.

전에 내가 소속팀 이적 관련해서도 물어봤잖아. 어떻게 돼 가고 있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총 2~3개 이상 팀들에서 영입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하지 않았니? 물론 스완지시티와 계약 기간이 6월 말까지이기 때문에 너 말대로 벌써부터 급할 필요는 없지. 아무튼 나는 네가 원하는 팀에서 플레이 하길 바란다.

EPL에서 계속 뛰려면 수도 런던 인근 연고 팀이 좋지 않을까 하고, 프리메라리가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너도 이런 팀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구나. 물론 최종 사인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겠지. 아무튼 향후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 믿는다.

정한균 감독 부부와 기성용 부부(아래)./사진=정한균 순천중앙초 축구부 감독 제공. 딸 시온이도 벌써 3살이구나. 아내 (한)혜진(37)씨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가 참 좋더라. 나는 성용이가 연상의 여성과 결혼한 것을 정말 잘했다고 늘 생각한다. 내 아내에게도 그 얘기를 한 적이 있어. 너한테도 내가 몇 번 말하지 않았니? 너는 누나 같은 사람하고 잘 맞는 것 같더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네가 순천중앙초 4학년이었을 때 숙소에 6학년 여학생들이 찾아온 거 너도 기억나지? 그때도 연상의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더니 결국 연상의 혜진씨와 결혼을 했네. ^^ 좋은 짝 만나서 마음이 참 좋다.

조금 있으면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데 너의 역할이 정말 클 것 같아. 한 20년은 된 일인 것 같지만, 나는 아직도 그 일이 생각난단다. 다른 학교와 연습 경기 때였지. 네가 공을 별로 잡지 못했다고 화가 나 공을 울타리 너머로 뻥 차버렸던 것 말이야. 보통 또래 선수들은 자기에게 공을 안 준다고 남한테 짜증내고 그러지 않았거든. 네 행동을 보고 감독인 나는 얼마나 황당했는지. ㅎㅎ 그래서 너한테 혼을 냈었어. 그래도 당시 너한테 얘기했던 것처럼 그런 승부욕과 욕심은 정말 좋았어. 선수라면 그런 욕심은 있어야지.

너는 초등학생 때부터 공격에 일가견이 있었어. 내가 그때 너에게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많이 맡겼잖아. 그 역할을 네가 정말 잘 소화했다. 다가오는 월드컵에서도 포백(4-back) 앞에 놓이기 보다는 포워드 바로 뒤쪽에 배치되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문전에서 기회도 많이 만들어주고 슈팅력도 좋으니깐 골도 많이 넣을 수 있을 텐데. 섀도우 스트라이커까지는 아니라도 공격형 미드필더 정도의 역할이 주어지면 좋을 것 같구나. 너는 문전에서 정교한 패스나 슈팅을 할 수 있는 선수이니까 신태용(48) 감독님이 너에게 공격 기회를 많이 부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벌써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이구나. 베테랑이 된 만큼 대표팀을 잘 이끌어서 꼭 16강에 진출하길 기원하마!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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