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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형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포스코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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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형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포스코 속앓이

입력
2014.11.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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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포항시, 포스코에 설립 요청… 포스코 "유사기관 많은데…"

포항시, 준비부족으로 정부주도형… 유치 실패 지적 많아… 책임전가說

경북도와 포항시가 포항지역에 또 하나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추진하면서 포스코가 고민에 빠졌다. 권오준회장 취임 후 자투리땅까지 매물로 내 놓을 정도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지자체로부터 다른 지역에 없는 ‘1+1 경북형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요청 받은 데 이어 정치권까지 가세하자 대놓고 거부할 수도 없어 속앓이가 깊어가고 있다.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경북 포항지역에 있는 연구소 등 포스코 산하 기관장들이 긴급회동,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모임에는 우종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등 포스코가 출연 또는 보조해 설립한 연구소와 지원기관장 5, 6명이 참석했다. 포스텍(포항공대)에서도 2, 3명의 교수가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포스코 주도의 기업자율형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겠다고 한 데 이어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스코 측에 같은 내용의 제안을 한 데 따른 대책회의 성격. 김 지사는 지난달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1+1 경북형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하겠다”며 “구미는 삼성과 연계한 정부주도형, 포항에는 포스코 주도의 기업자율형으로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정치권에서도 포스코가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에 앞장 서 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날 회의 분위기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코 서울사무소 임원까지 화상으로 연결해 참여한 토론에서 일부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반대 목소리에 묻혔다. 포항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유사한 포항TP와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등 포스코가 출자 내지 출연한 기업지원기관이 즐비한데 또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회의에서는 ▦포항시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정부주도형 센터 유치에 실패하고도 뒤늦게 포스코를 압박한다 ▦포스코가 포항공대 주변 자투리땅까지 처분하고 나설 정도로 구조조정에 나선 판에 강소기업 육성을 명분으로 대기업이니 무조건 내 놓으라고 한 것은 지나치다 는 등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반대기류는 이미 다 끝난 일을 경북도와 포항시가 뒤늦게 들고 나온 데 따른 반감도 없지 않아 보인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창조경제 활성화’에 따라 정부가 17개 시?도(세종시 포함)별로 지자체와 한진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을 연결시키기로 이미 지난 8월에 결론이 난 사안이다. 전경련 측은 10대 대기업 모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기업사정을 고려해 포스코와 LS그룹 등은 빠지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뒤 재무구조와 수익성개선 등을 위해 비핵심자산을 대거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 남구 지곡동 주택단지 내 웰빙아울렛 인근 땅 등 유휴지 6곳(총 3만8,000㎡)도 매각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포항시가 센터 유치를 압박하게 된 이면에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 유력정치인이 자신의 측근을 센터장으로 앉히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 부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경북도가 정부주도형으로 선정된 구미와 거리가 떨어진 포항에 분소를 설치하는 개념으로 추진하는 사안”이라며 “포항시는 포스코가 혁신센터 건립 여부에 답을 준다고 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시가 기업을 압박해 센터를 만든다고 보는 건 잘못된 시각”이라며 압박설을 부인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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