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민정 기자

등록 : 2017.05.19 20:00
수정 : 2017.05.19 23:17

통진당 해산 홀로 반대 ‘미스터 소수의견’

김이수 지명자는

등록 : 2017.05.19 20:00
수정 : 2017.05.19 23:17

이정미 퇴임 후 소장 권한대행

전북 출신 두드러진 진보 성향

탄핵심판 땐 세월호 행적 관련

“최고지도자 불성실 때문에…”

보충의견 통해 따끔한 질타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 유산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불성실 때문에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상실되고 안전이 위협받아 이 나라의 앞날과 국민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 돼서는 안 된다.”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이진성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함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보충의견을 내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질타했던 김이수(64ㆍ사법연수원 9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헌재 소장에 지명됐다. 헌재 소장 자리는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4개월 가량 공석이었다. 이정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2월 중순까지 진행된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이끌었고, 이 석좌교수 퇴임 뒤에는 임명순서로 최선임자인 김 지명자가 대행으로 헌재를 이끌어 왔다.

전북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고법 부장판사, 청주지방법원장,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거쳤다. 2012년 9월 20일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 몫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정치적 입장이 첨예하게 얽힌 사건들을 맡게 되는 헌재에서 그는 주로 소수 의견을 내며 재판관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진보적 성향을 보였다. 가장 주목 받았던 사건은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8대 1의 압도적 찬성으로 법조계와 학계를 놀라게 한 통진당 해산심판에서 이 지명자만 반대 의견을 냈었다. 당시 그는 “통진당 강령이 민주 질서에 위배되지 않으며, 일부 당원의 행동을 당의 책임으로 귀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2015년 헌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외노조로 만든 법률 조항을 합헌 결정할 때도 김 지명자는 “해직교사 등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면서 홀로 위헌 주장을 펼쳤다.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의 처벌은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도 냈다. 헌재는 지난해 3월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한 여성도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성매매특별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때 김 지명자는 강일원 재판관과 함께 성매수자에 더해 판매자까지 처벌하는 것은 문제라는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김 지명자는 당시 “절박한 생존 문제 때문에 성매매를 하게 됐고 이는 개인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지명자는 사법연수원장으로 재직했던 2011년, 로스쿨 재학생들의 검사 임용을 반대하며 연수원생들이 42일간 벌인 입소 거부 사태를 맞았었다. 김 지명자는 당시 원생들의 입장을 경청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 귀감을 샀다.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정세균 국회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헌법재판소장에 지명된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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