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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잔혹 행위에… 국제사회 "反IS 전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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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잔혹 행위에… 국제사회 "反IS 전선 강화"

입력
2015.02.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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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군중들 거리 나와 복수 다짐… IS 격퇴 군사활동 적극 나설 듯

일각선 "국민 대다수가 수니파… 연합전선 활동엔 신중" 전망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3일 공개한 영상에서 IS에 붙잡힌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가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야외에 설치된 철창에 갇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3일 공개한 영상에서 IS에 붙잡힌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가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야외에 설치된 철창에 갇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요르단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를 불태워 죽이는 동영상을 공개한 뒤 요르단은 물론 전세계에 IS에 대한 분노와 비판이 끓어오르고 있다.

잔혹한 처형을 공개해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IS의 이 같은 선전은 그들이 바라는 대로 ‘적’들을 위축시킬 수 있을까. 아니면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 일으켜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당장은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의 연대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런 희생이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IS 대응 신중론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알카사스베 동영상 공개 직후 피해 당사국인 요르단은 격앙된 분위기다. 알카사스베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수도 암만과 알카사스베의 고향에선 군중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마즈를 위해 우리의 피를 바치겠다”며 복수를 다짐했다. “그들(IS)이 우리의 심장을 태워버렸으니 그들의 소굴을 불태우자”는 피켓을 든 사람도 있었다. 무함마드 알 모마니 요르단 정부 대변인은 이날 TV에 출연해 “IS가 저질러 온 잔혹행위를 의심했던 이들은 이제 증거를 가지게 됐다”며 “요르단의 힘을 의심하는 이들은 곧 그 증거 또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슴 졸이며 아들과 남편의 생환을 바라던 알카사스베의 가족들은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아버지 사피 유세프 알카사스베와 친인척이 모여있던 암만의 한 회의장은 비보를 접한 뒤 울음바다로 변했다. 알카사스베의 아버지와 친인척 200명은 그 동안 알카사스베의 석방을 위해 요르단 정부가 IS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한다며 시위를 벌여왔다.

IS는 최근 일본인 인질 두 명을 잇따라 살해한 데 이어 거점인 시리아,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요르단까지 극도로 자극한 상황이다.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IS 격퇴 전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요르단이 좀 더 적극적인 군사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은 지난해 9월 미국 주도로 시작된 IS에 대한 공습에 참여하면서도 애써 이를 자국민에 알리려 하지 않았다. IS의 보복 테러와 국내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카사스베의 처형으로 IS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어 향후 적극적으로 IS 격퇴 전선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됐다. CNN의 테러리즘 전문가 폴 크뤼쉥크는 “(요르단 국민들이)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그가 국제동맹군에 참여하는 것을 폭넓게 지지하게 될 것”이고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요르단의 대 테러활동을 약화시키고 IS 격퇴 전선에 균열을 가져오리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요르단이 당장 국제동맹군에서 빠져 나오지는 않겠지만 반 IS 활동에 좀 더 신중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이슬람 수니파가 92%인 요르단 국민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맞서 싸우는 수니파 반군인 IS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이런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9월 요르단대 전략연구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요르단 국민은 62% 정도만 IS를 테러 조직으로 여기고 있다. IS의 전신인 이라크 알카에다를 만든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요르단 출신이며 현재 IS에 가담해 있는 요르단인도 2,000~2,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 화형 소식이 전해진 3일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방미 중인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백악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 화형 소식이 전해진 3일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방미 중인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백악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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