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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량백신 비난 폭주, 시진핑까지 수습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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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량백신 비난 폭주, 시진핑까지 수습 나섰다

입력
2018.07.24 18:00
수정
2018.07.24 19:11
10면
0 0

시 주석 해외순방 중 조사 지시

가오준팡 회장 등 전격 연행

유착ㆍ특혜… 당국 책임론 제기 속

비판 댓글 삭제 등 여론통제도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예방접종을 받는 모습. AP 뉴시스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예방접종을 받는 모습. AP 뉴시스

식품ㆍ의약품에 대한 불신이 상대적으로 큰 중국에서 또 다시 발생한 불량백신 파문으로 비난여론이 폭주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고 관영매체도 여론을 중시하겠다고 했지만 사고 업체와 감독당국 간 유착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24일 창성(長生)바이오테크놀로지의 불량백신 파문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 최고지도부의 수습 노력을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해외순방 중에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지시한 직후 공안당국이 가오준팡(高俊芳) 창성바이오 회장 등을 전격 연행해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도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이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와 문책, 재발 방지 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불안과 분노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화살은 창성바이오 뿐만 아니라 감독당국까지도 겨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의 불량백신 관련 뉴스마다 “너를 혼내지 않으면 조국의 꽃봉오리들에게 미안해진다”는 글을 올리고 있고, 창성바이오가 단기간에 중국 백신업계의 강자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것만 12건의 뇌물수수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에도 비난을 쏟아냈다. 창성바이오의 주가는 지난 5거래일 동안 41%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115억위안(약 1조9,00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재접종을 앞둔 부모들이 불안감 때문에 접종을 거부하거나 비싼 수입백신을 찾는 경우도 급속히 늘고 있다.

감독당국 책임론도 거세다. 허베이(河北)ㆍ산둥(山東)성 등에서 36만명의 영유아가 불량 DPT(디프테리아ㆍ백일해ㆍ파상풍)백신을 접종받았는데도 고작 340만위안(약 5억7,000만원)의 벌금 처분만 내린 점, 가오 회장이 국유기업이었던 창성바이오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대주주가 되고 마케팅 비용의 5분의 1 정도만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백신대기업으로 성장한 점 등 때문이다. 감독당국과의 유착이나 특혜 없이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비판댓글 삭제 등 중국 정부의 여론통제는 이 같은 비난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주중 미국대사관의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 계정으로 옮겨가 “이런 나라에 어떻게 애국하겠느냐”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관영 환구시보가 사설까지 동원해 “중국 정부는 여론을 중시한다”고 강조했지만 네티즌들의 돌아선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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