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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0조 건보재정 투입해도 보장율 뒷걸음질…“비급여 풍선효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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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0조 건보재정 투입해도 보장율 뒷걸음질…“비급여 풍선효과 탓”

입력
2018.04.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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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에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은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료비에서 환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이 더 커졌다는 의미로 ‘비급여 풍선효과’가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2.6%로 집계돼 2015년 63.4%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는 내용을 담은 ‘2016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건강보험보장률은 전체 의료비(미용성형수술, 개별검진, 예방접종, 한약첩약, 일반의약품 구입비 등은 제외)에서 보험자부담금(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보장률이 낮을수록 환자가 내야 하는 비용(비급여 비용+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크다. 보장률이 62.6%라면 총 병원비 100만원 중 건강보험공단에서 62만6,000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37만4,000원은 환자 개인이 부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보험보장률은 관련 통계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6년 64.5%에서 2009년 65.0%까지 올랐지만 이듬해 다시 63.6%로 떨어져 그 이후 계속 62~63% 수준에 머물고 있다.

4대 중증질환(암, 희귀난치성 질환,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의 보장률은 80.3%로 전년(79.9%) 대비 0.4%포인트 증가했지만, 나머지 질환의 보장률이 58.5%에서 57.4%로 1.1%포인트 떨어진 것이 전체적인 보장률을 끌어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기관 등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은 매년 수조 원씩 늘어나고 있음에도 보장률이 정체 상태에 머무는 것은 비급여 진료비 규모가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건강보험공단이 지출한 재정은 48조9,000억원으로 전년(44조원) 대비 11.0%나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비급여는 11조5,000억원에서 13조5,000억원으로 17.0%나 늘어났다.

건강보험 재정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비급여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면 보장률 측면에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건강보험공단의 설명이다.

서남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2014, 2015년에 일시적으로 억제된 비급여 진료비가 2016년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이는 비급여 풍선효과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 케어)은 이런 비급여 풍선 효과를 잡기 위해 ‘예비급여’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 시민사회단체 등은 보장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 수준까지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장률이 충분치 않으면 건강보험 가입자는 실손보험과 같은 민영 보험에 의존해 추가 보장을 받으려는 마음이 생기는데, 민영 보험이 활성화 하면 건강보험 재정이 위협 받는다. 의료비 본인 부담이 거의 없는 민영 보험 가입자는 과도한 병원 치료를 받을 개연성이 커지고, 이는 전체적인 의료 수요를 견인해 건강보험 지출 역시 필요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직역단체들은 예비급여를 도입하면 의료진의 자율성이 침해 당하고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다.

건강보험 보장률 추이. 건강보험공단 제공
건강보험 보장률 추이. 건강보험공단 제공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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