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VOD·동영상마다 따라붙는 광고… 시청자는 불만, 정부는 팔짱

알림

VOD·동영상마다 따라붙는 광고… 시청자는 불만, 정부는 팔짱

입력
2015.09.17 04:40
0 0

IPTV 무료VOD에 3개 붙고

포털은 15초간 시청해야

유료 구입한 VOD도 버젓이

대학생 이진호(24)씨는 인터넷으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 애청자다. 케이블TV 방송업체 tvN이 제작하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신서유기는 강호동 이승기 등 과거 ‘1박2일’ 멤버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10분 분량의 영상 한편을 보기 위해 매번 15초짜리 광고를 봐야 하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그는 “원래 동영상 시작 전 광고는 5초가 지나면 건너 뛸 수 있는데 이제는 15초 이상 봐야 한다”며 “인터넷 사이트 뿐만 아니라 동영상까지 광고판이 돼가는 것 같다”라고 씁쓸해 했다.

최근 이씨처럼 무조건 시청해야 하는 동영상 광고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시청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동영상 광고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인터넷(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들도 같은 불만을 토로한다. 심지어 IPTV는 따로 돈을 받는 유료 주문형비디오(VOD)에도 시작 전에 광고를 붙여 이중 부과 논란을 낳고 있다.

● 인터넷 동영상ㆍVOD 광고, 어디까지 갈거니

포털이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간이 ‘최소 15초’로 통일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CJ E&M 등 총 8개 방송사의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는 스마트미디어랩(SMR)이 지난해 12월 구글의 유튜브에 해당 방송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고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들과 손을 잡았다. 당시 유튜브에 밀리던 두 포털업체는 영상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광고 선택권과 광고 수수료를 SMR에 유리하게 협상했다.

이때 나온 협의 사항 중 하나가 8개 방송사 프로그램에 최소 15초 분량의 광고를 붙이는 것이다. SMR이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받으려면 이용자들이 광고를 오래 봐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사전 광고가 5초를 넘어가면 바로 건너뛰기 때문에 아예 기본 시간을 15초로 설정했다. 단, 전체 동영상 시간이 1분 미만이면 광고를 넣지 않는다. 이들 8개 방송사 프로그램을 제외한 일반 동영상 광고는 이전처럼 5초가 지나면 건너뛸 수 있다.

IPTV의 경우 무료 VOD는 최대 3개의 광고를 내보내고 유료 VOD는 1개의 광고를 내보낸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모두 동일하다.

문제는 시청자가 1,000~1만원을 내고 구입한 유료 VOD에도 무조건 광고를 붙이는 점이다. IPTV 업체 관계자는 “외국과 비교하면 국내 유료방송은 월 정액료가 매우 낮다”며 “VOD 광고로 그나마 유지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VOD를 만든 각 방송사가 가져가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동영상과 VOD의 광고 공해는 TV 대신 컴퓨터(PC), 스마트폰으로 유료방송을 보는 인구가 늘면서 TV 방송사들이 광고 창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SMR 관계자는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로 수익을 올리지 않으면 방송사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광고는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권리”라고 말했다.

● 현실 못 쫓아가는 법… 정부는 팔짱만

동영상ㆍVOD 광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IPTV나 포털 동영상은 광고 관련 법이나 제도가 아예 없어서 각 업체나 관련 협회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앞으로 동영상 시작 전에 1분짜리 광고가 붙거나 유료 VOD에 광고가 10여개 붙더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관련 영상을 보려면 광고를 먼저 15초 이상 시청해야 한다. 네이버 캡처
네이버 TV캐스트에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관련 영상을 보려면 광고를 먼저 15초 이상 시청해야 한다. 네이버 캡처

이 문제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2010년 1조1,080억원이었던 네이버의 광고매출은 매년 빠르게 늘어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네이버 전체 매출의 70%에 해당한다. 류 의원은 “광고 매출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이용자에게 광고를 많이 노출했다는 뜻”이라며 “정작 이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써가면서 광고를 보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광고비는 광고주에게 받고 데이터 발생 비용을 이용자에게 부담시키면서 수익을 포털들이 챙겨간다는 설명이다. 류 의원은 포털에서 동영상을 보려면 30초 분량의 광고를 봐야 하는데 이때 소요되는 데이터 비용이 약 163원이어서 1시간이면 2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더 큰 문제는 동영상 속 간접광고(PPL)다. 그나마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따르는 시작 전 광고와 달리 아예 동영상 속에서 출연자들이 사용하거나 들고 나오는 방식으로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은 자율규제도 없다. 신서유기의 성공에 힘입어 향후 인터넷용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노골적인 광고로부터 시청권을 보호할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