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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아시아 신흥국 통신시장서 존재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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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아시아 신흥국 통신시장서 존재감 키운다

입력
2017.10.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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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인도 LTE망 공급 이어

베트남에 통신 인프라 확충 제안

현지공장 운영 등 우호관계 바탕

최근 총리와 만나 협력방안 논의

“2022년 장비 매출 10조원 목표”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LTE를 쓰고 2년 뒤에는 LTE보다 최소 100배 빠르다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할 예정이지만, 많은 아시아인에게 이는 먼 나라 얘기다. 통신시장조사업체 GSMA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아시아 지역 LTE 이용률은 36%로 2G(40%) 이용률에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한국 일본 호주 등 통신 선진국에 의지한 측면이 크다. 베트남의 경우 인구 약 9,300만명 가운데 LTE 이용자는 169만명으로, 전체의 2%도 채 되지 않는다.

아직 빠르고 잘 터지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삼성전자가 선진 이동통신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신 통신장비를 공급해 열악한 통신 사정을 개선하는 것인데, 이를 발판 삼아 현재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통신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신 대표는 삼성전자가 인도에 LTE 전국망을 구축한 사실을 언급하며 “베트남도 통신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이에 대해 푹 총리는 “삼성전자의 현지 투자 및 사업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신종균(왼쪽) 삼성전자 대표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통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베트남 총리실 제공
지난 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신종균(왼쪽) 삼성전자 대표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통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베트남 총리실 제공

삼성전자는 2012년 당시 인도 신생 이동통신사였던 지오와 LTE 네트워크 장비 단독 공급 계약을 맺고, 인도 최초의 LTE 전국망을 깔았다. 지오는 지난해 9월 LTE 서비스를 시작해 170여일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오의 등장 이후 통화 중심의 경쟁만 이뤄지던 인도 이통시장은 한순간에 통화는 무료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요금 개편이 벌어졌다, LTE 기반 고음질 통화(VoLTE)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급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인도에 이어 베트남에 러브콜을 보낸 배경에는 베트남과의 오랜 우호관계도 자리 잡고 있다. 2009년 베트남에서 첫 번째 휴대폰 공장을 가동한 삼성전자는 현재 3개 공장을 운영하며 약 11만명의 현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계열사들은 베트남에서 500억달러(약 56조7,500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0%에 해당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규제 산업인 통신 분야는 업체 간 협력뿐 아니라 정부와 관계도 중요하다”며 “통신 장비는 장비 간 호환과 유지ㆍ보수 등 문제 때문에 한 번 선정한 업체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정부 협조를 받아 시장에 진입하면 장기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이동통신 장비 시장은 중국 화웨이와 스웨덴 에릭슨이 확고한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절반을 웃도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LTE 망을 구축하게 되면 인도에 이어 대규모로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 신흥국에서 통신 장비 사업의 주도권을 쥐게 되기를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2년 5G 네트워크 등 통신 장비 매출 10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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