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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뇌졸중 걸리지 않으려면 대기먼지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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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뇌졸중 걸리지 않으려면 대기먼지 줄여야

입력
2016.07.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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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졸중 환자를 수술하는 신경외과 의사에게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는 요즘이 비수기다. 겨울이나 환절기에 환자가 늘고, 여름이면 한가해지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계절이나 월별로 기후와 대기오염 인자를 뇌졸중 유병률과 비교한 결과, 몇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뇌졸중은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뇌출혈은 혈액 점성이 떨어져 혈류량과 혈압을 높이는 겨울에 많았다. 뇌경색은 탈수와 혈액 내 응고인자를 촉진하는 여름에 더 많이 생겼다. 고령층에서의 뇌출혈은 일교차, PM10(10μm 미만의 입자)과 이산화질소(NO2) 농도가 상승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뇌경색은 PM10농도와 반비례해 발병했다.

기존 보고에 따르면 PM10과 NO2는 혈장 내 피브리노겐 농도와 관련 있어 혈장 점도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고령층에서 미세먼지가 늘어남에 따라 뇌출혈 발병이 덩달아 증가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을 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오존과 뇌경색에 대한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24시간 동안 조사한 결과, 뇌경색은 오전 7~9시에 가장 많이 발병했다. 오존 농도는 오후 1~6시에 가장 높았다. 오존 농도가 중간값(33ppb)이상일 경우 다른 시간대보다 뇌경색 발병이 1.5배나 높아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간이 오존에 노출되면 누적효과에 따른 뇌경색은 오후 4~5시에 가장 많이 발병됐다. 특히 오존이 미세먼지와 결합되면 혈관이 수축되거나 혈관 벽의 죽경화판이 파열돼 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른 아침 실내에 많아진 PM2.5과 NO2, 일산화탄소는 오존 농도가 늘어나기 전에 생긴다. 이 역시 뇌졸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실내ㆍ외 오염물질에 대한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 지주막하출혈은 계절별 뇌졸중 발생을 다룬 첫 논문에서 편집자의 권고에 따라 배제됐기에 출혈성 뇌졸중만을 별도로 묶어 기온ㆍ오염인자의 연관성을 규명하게 되었다. 미세동맥이 터지는 고혈압성 뇌출혈과 큰 대뇌혈관에서 발생한 동맥류가 터지는 뇌 지주막하출혈은 발병 메커니즘과 파열되는 뇌혈관 자체가 달라 동일 선상에서 연구하는 것을 주저했다.

하지만 연구한 결과, 뇌 지주막하출혈은 오존 농도가 10ppb 증가할 때마다 발병 빈도가 1.32배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나 일사량과도 관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존은 폐 기능을 떨어뜨려 체내 염증반응을 높여 동맥류 벽 내부를 약하게 만들고 파열되면 결국 뇌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인위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뇌졸중을 증가시키는 것은 ‘자연의 역습’이라고 볼 수 있다. 봄ㆍ가을이 사라지고 여름ㆍ겨울만 계절만 존재하는 아열대 기후에서 뇌졸중 발병 빈도와 위험인자는 더 이상 조절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뇌졸중을 걱정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려면 대기오염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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