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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란 특수 살릴 새 중동진출 전략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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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란 특수 살릴 새 중동진출 전략 마련해야

입력
2016.0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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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ㆍ중동팀장ㆍ경제학 박사 khlee@kiep.go.kr

인구 8,000만명의 거대시장 열려

수출은 물론이고 직접투자도 호기

치열한 경쟁과 위험 극복이 과제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 이란 경제제재 해제에 맞춰 이란 교역 및 투자 가이드라인을 폐지했다. 이란 내 해외건설활동에 대한 제약도 풀었다. 이란이 중동지역 내 최대 수출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 이란 특수에 대한 기대와 함께 새로운 중동 진출 지도가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인구 8,000만 명의 거대한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동안 억눌렸던 이란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면 우리 수출기업에게는 분명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주력 수출제품인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과 같은 가전제품과 IT 관련 제품, 자동차 등은 이란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최종 소비재는 아니지만 이란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자동차 부품과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도 기대를 해 볼 만하다.

방대한 규모의 석유 및 가스 매장량에서 비롯한 건설 수요도 만만치 않다. 이란 정부는 그 동안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잃어버렸던 석유 수출시장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낙후된 시설의 정비와 신규 유전 및 가스전의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를 것이다. 또한 이란은 제재 기간 동안 외국자본과 선진기술의 유입이 차단돼 공항 항만 철도 등의 기반 인프라도 노후화했다. 지난해 저유가 탓에 중동지역에서 해외건설 수주를 많이 못했던 우리 건설업체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대이란 수출 및 해외건설시장의 확대는 우리나라와 이란 간 인력교류 활성화와 물동량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항공 및 해운업계를 포함한 물류서비스 업종, 문화와 관광 관련 서비스 업종도 이란 제재 해제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 특수 활용을 여기서 끝내서는 안 된다. 수출과 해외건설이라는전통적 대 중동 경협 양식을 뛰어넘어 직접투자를 통한 현지 진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진출 기업들의 금융조달 역량이 관건이다. 지금까지 건설 프로젝트 수주 역량은 시공 능력에 달려 있었지만 이제는 파이낸싱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란도 중동 산유국이지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정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고, 프로젝트 발주 형태도 민간 투자 위주일 것이다. 이에 대한 민관합동 대비책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런 점에서 잰 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곧 중동의 강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이란 3국을 국빈 방문할 계획인데, 일대일로의 중장기 투자 플랜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활용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다.

물론 투자 위주의 대이란 경협을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먼저 이란 투자시장은 우리에게만 열려 있는 게 아니다. 전세계 모든 다국적기업이 이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제재 기간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야 한다. 최근의 저유가 추세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신규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의 투자 인센티브가 약화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국교 단절에서 나타났듯, 중동 지역의지정학적 불안요인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이란이 역내 패권국가가 되는 데 대한 주변국의 견제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란 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정치갈등 변수는 이번 제재 해제 상황을 어떻게 뒤바꿔 놓을지 모른다.

이처럼 이란 특수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불확실성이 클수록 정부에 거는 기대는 커지게 마련이다. 정부도 이에 부응해 한ㆍ이란 경제공동위원회라는 협력채널을 복원하고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란 진출기업에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애로사항을 해소해 주는 지원기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지 투자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책도 좀더 치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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