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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질주 열흘 만에 슬라이딩센터 해체라니…”

입력
2018.03.07 15: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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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의 원윤종(가운데)과 이용(왼쪽) 총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의 원윤종(가운데)과 이용(왼쪽) 총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강원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술렁거렸다. 세계랭킹 50위에 불과했던 대한민국 봅슬레이 4인승 팀이 이 종목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메달인 은메달을 따낸 것이다. 이들의 예상치 못했던 기적의 질주와 윤성빈(스켈레톤)의 금메달에, 한국 썰매는 사상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정확히 열흘이 흐른 7일, 대표팀 이용(40) 총감독과 봅슬레이은메달리스트 원윤종, 전정린, 서영우, 김동현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폐쇄되고 봅슬레이ㆍ스켈레톤 상비군은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이용 감독은 평창 알펜시아 올림픽슬라이딩센터의 향후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 이 감독은 “슬라이딩센터 운영 주체를 정하지 못해 예산 편성이 안됐다”라며 “수천억원을 들여 어렵게 만든 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 10월 완공된 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공식 인증을 받은 세계 16개 슬라이딩 트랙 가운데 최신 트랙이지만, 향후 경기장 활용을 위한 예산은 없다. 이대로라면 폐쇄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암모니아 냉각수를 배출하는 등 철거 초기 절차를 밟고 있다. 봅슬레이 대표팀 맏형 원윤종은 “선수는 썰매장에서 경기를 뛰어야 기량이 자란다”고 했고, 브레이크맨 김동현도 “최근 썰매계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와 성과가 있었지만, 이제 와서 경기장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봅슬레이ㆍ스켈레톤 상비군 해산 통보도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6일 “인원이 적은 상비군을 더 이상 운용할 수 없다”라고 통보했다. 정부 예산 지원이 올해 2월까지로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비군은 지도자 4명을 포함해 모두 19명이며, 연간 운영비는 8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시맨 전정린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우리가 메달을 따면 분명 정부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이젠 그 선수들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이용 감독은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메달을 땄는지 기억해 달라”면서 “이대로라면 제2의 윤성빈이나, ‘제2의 팀 원’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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