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도깨비 같은 4도어 GT,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알림

도깨비 같은 4도어 GT,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입력
2016.12.19 16:11
0 0

그란루소와 그란스포트 두 가지 트림으로 선보여

날카로워진 그릴과 라인 터치로 강한 인상 부각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며 장거리 여행하기에 최적

새롭게 바뀐 콰트로포르테. 가장 큰 변화는 더욱 날카로워진 그릴이다. 마세라티 제공
새롭게 바뀐 콰트로포르테. 가장 큰 변화는 더욱 날카로워진 그릴이다. 마세라티 제공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공유)를 모시는 회장님 유신우(김성겸)가 신형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의 뒷자리에서 내리는 장면이 나왔다. 혹자는 어느 기업 총수가 현대 에쿠스나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 같은 차를 두고 마세라티의 뒷자리에 앉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간접광고(PPL)로 빚어진 어쩔 수 없는 설정이다. 그나마 콰트로포르테가 마세라티 라인업에서 가장 회장님다운 차다. 게다가 유신우 회장이 이 차를 가끔 투어용으로 몰기 위해 마련했다면? 콰트로포르테는 도깨비의 흥이 가장 잘 살아 있는 4도어 GT다.

GT(그란투리스모)란 장거리 여행에도 지친 기색이 없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뜻한다. GT는 원래 2도어 쿠페에서 비롯됐다. 마세라티의 2도어 쿠페 그란투리스모는 그 캐릭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콰트로포르테는 그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아 문 두 개를 더 추가했다. 이탈리아어로 콰트로는 ‘4’, 포르테는 ‘문’이란 의미다. 쿠페의 디자인 특징 중 하나가 프레임이 없는 문이다. 콰트로포르테의 네 개 문에도 프레임이 없다. 문을 열려고 손잡이에 손을 대면 크롬 몰딩에 물려 있던 유리창이 자동으로 ‘쓱’ 하고 내려온다.

신형 콰트로포르테는 3년 만에 새롭게 다듬어 나타났다. 라인업은 기존과 동일하다. 디젤, 가솔린, S Q4, GTS다. 트림은 고급스러운 캐릭터를 강조한 ‘그란루소’와 역동적인 모습을 부각한 ‘그란스포트’ 두 가지다. 이 중 S Q4 그란루소를 시승했다.

디자인 변화는 그릴에 중점을 두었다. 그릴의 날은 더욱 날카롭게 갈았고 크롬으로 둘러 선명해졌다. 상어의 쭉 찢어진 아가리를 생각나게 하는 아래 범퍼의 공기흡입구는 양 옆으로 넓어졌다. 사이드 미러와 스커트의 라인도 섬세하게 다듬었다.

시트 가운데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실크가 적용됐다.
시트 가운데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실크가 적용됐다.

실내의 변화가 돋보인다. 특히 그란루소엔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실크가 곳곳에 적용돼 세련된 분위기를 만든다. 브라운 컬러의 가죽 시트 또한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시트는 생각보다 푹신하지 않지만 불편하지도 않다. 뒷자리 역시 회장님이 어디 멀리 여행 가기에도 안락하다. 한 가지 아쉬운 건 급한 커브를 돌아나갈 때 허리를 잡아주지 못해 몸으로 버텨야 한다. 더 안타까운 건 센터 콘솔의 수납공간이다. 지갑 하나 들어갈 정도로 얕다. 밑에는 2열 공조장치가 달려있다. 선글라스 수납함도 없고 컵홀더는 작다. 명색이 GT인데 기대했던 것보다 여행 중에 물건 둘 곳이 넉넉하지 않다.

시동을 걸 때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과 엔진음은 “아이 엠 마세라티”라고 말하는 듯하다. 마세라티는 ‘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를 별도로 두고 피아니스트, 작곡가 등과 함께 모든 회전 영역마다 악보를 그려가며 정교하게 엔진음을 튜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운전 내내 도깨비의 성난 울음소리 같은 우렁찬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 소리가 심장 박동과 함께 차를 더욱 빠르게 몰아붙인다.

보닛 안의 V6 엔진은 최고출력 410마력의 힘을 낸다. 이 힘을 제대로 즐기려면 엔진회전수를 4000~5000rpm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만큼 즐길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차다. 최대토크(56.1kg·m)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언제든 뛰쳐나온다. 시승차는 Q4 모델로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평소엔 뒷바퀴를 굴리지만 멈춰 있다 출발할 때나 언덕을 오를 때 자동으로 앞바퀴가 견인력을 더해 더욱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ZF 8단 자동변속기의 움직임은 굼뜨다. 그만큼 엔진회전수를 높이 끌어 올리도록 유도한다. 아쉬운 건 시프트패들의 간격이다. 스티어링휠과의 거리가 멀어 사용할 때마다 손가락을 뻗어야 하는 불편이 있다. 기어 레버 옆의 ‘M’ 버튼을 누르면 변속 방식이 수동으로 전환된다.

배기음을 듣는 순간 마세라티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배기음을 듣는 순간 마세라티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차를 제대로 즐기려면 스포츠 모드에 놓고 타야 한다. 배기밸브가 최대로 열려 작은 배기구에서 나오는 비명은 더욱 암팡져지고 전자제어 장비의 개입은 눈치를 보며 쉬는 느낌이다. 여기에 서스펜션 버튼을 누르면 차는 신발끈을 더욱 단단히 조인다. 반대로 에코 모드인 I.C.E(Increased Control and Efficiency) 모드는 효율성을 높인다. 당연히 차는 한층 온순해진다. 이 차의 복합연비는 7.4 km/ℓ다. 아무리 연비 주행을 해도 10km/ℓ를 넘지 못했다.

신형 콰트로포르테 S Q4의 가격은 1억5560만 원, 그란루소 트림은 1억8530만 원이다. 여기엔 20인치 휠과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사이드 스커트, 에르메네질도 제냐 트림이 포함돼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4존 에어컨, 에바노 우드 트림 등을 추가하면 차 가격은 2억 원에 달한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