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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불안감에 ‘생수 사재기’ 이어진 대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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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불안감에 ‘생수 사재기’ 이어진 대구 상황

입력
2018.06.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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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불안감에 대형 마트에서 물을 사고 있는 대구 시민들. 트위터 캡처
수돗물 불안감에 대형 마트에서 물을 사고 있는 대구 시민들. 트위터 캡처

대구 수돗물에 수질감시 항목인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검출되자, 불안감을 느낀 대구 시민들이 물 사재기에 나섰다.

대구방송 TBC는 22일 대구상수도사업본부의 ‘과불화화합물 대책’이라는 내부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24일 대구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에서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과 과불화옥탄산(PFOA)이 검출됐다. 그 중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수돗물에서 139.6~165.6ppt 검출됐다. 이는 캐나다 권고치 600ppt나 스웨덴 권고치 900ppt보다는 현저히 낮지만, 호주 권고치 70ppt보다는 두 배 정도 높은 수치다.

과불화화합물은 지난달 29일 환경부가 라돈과 함께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물질이다. 방수 효과가 있어 아웃도어 제품이나 프라이팬 등 생활용품에 주로 사용된다. 동물실험 결과 체중 감소, 혈액응고시간 감소,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도를 접한 대구 시민들은 물 사재기에 나섰다. 포털 사이트의 대구 지역 맘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마음 놓고 물을 못 마시겠다”는 여론이 번지면서다. 온라인상에서는 대구의 대형 마트에서 생수를 대량 구매하는 사람들의 사진도 퍼졌다. 대구 지역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날 “대구 지점의 모든 생수가 품절 상태”라며 “수돗물 보도 이후 판매가 급증해 언제 생수가 다시 들어올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에서 물을 대량 구매했다는 한 대구 시민은 “마트에 물을 사는 사람이 많아 전쟁터에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대구 시민들이 수돗물에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물 사재기에 나섰다. 트위터 캡처
일부 대구 시민들이 수돗물에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물 사재기에 나섰다. 트위터 캡처

환경부는 대구 수돗물 논란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진화에 나섰다. 이번에 검출된 물질 중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발암물질은 과불화옥탄산 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에선 각각 0.004㎍/L, 0.003㎍/L 농도의 과불화옥탄산이 검출됐다. 외국 권고 기준은 캐나다 0.6㎍/L, 호주 0.56㎍/L 등으로 대구 검출량은 외국 기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 환경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경우 먹는 물 수질기준을 설정한 국가가 없고, 일부 국가만 권고기준으로 관리하는 물질”이라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해명했지만 1991년 페놀 원액 30톤의 낙동강 오염 사건을 겪은 대구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수돗물’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고 있다. 낙동강 페놀 사태 당시 대구 시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에 악취가 발생해 식수 대란이 일어났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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