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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친구가 돼 주고 싶었다… 그게 전인권이 광화문에 섰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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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친구가 돼 주고 싶었다… 그게 전인권이 광화문에 섰던 이유”

입력
2017.04.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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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무대 올랐던 가수 전인권

내달 세종문화회관서공연

“혼란스런 시국을 거치며

진실한 음악에 대한 욕심 생겨”

6월 앨범 발표 준비에 한창

가수 전인권은 18일 "5월에 공연하는 세종문화회관엔 점잖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그들의 혼을 빼버릴 때 재미있다"며 웃었다. 신상순 선임기자
가수 전인권은 18일 "5월에 공연하는 세종문화회관엔 점잖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그들의 혼을 빼버릴 때 재미있다"며 웃었다. 신상순 선임기자

가수 전인권(63)은 지난해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인권의 히트곡 ‘걱정 말아요 그대’의 가사 중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란 문구를 시청에 걸 현판에 써도 되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전인권은 박 시장의 요청을 수락했고, 시는 지난해 시청 앞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에 그의 노래 한 소절을 내걸었다. 전인권은 같은 문구를 내달 6,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 공연 제목으로 택했다.

1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전인권은 “많은 사람이 그 문구를 좋아해 줬다”며 지난해 힘겨운 시기를 이겨 낸 사회가 봄을 맞아 새로운 꿈을 꾸고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전인권은 공연에서 반전의 상징이 된 영국 밴드 홀리스의 노래 ‘히 에인트 헤비, 히즈 마이 브라더’를 비롯해 밴드 들국화의 명곡 ‘행진’ 등 관객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곡을 부른다.

1985년 밴드 들국화를 결성해 대중의 환호를 샀다가 대마초 흡연 등으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던 ‘반항아’는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 ‘어른’이 됐다. 전인권은 광화문 촛불집회 무대에 세 차례나 올라 ‘애국가’와 ‘걱정 말아요 그대’ 등을 불러 절망에 빠진 시민을 위로했다. 전인권은 ‘촛불 가객’이 된 이유에 대해 “그냥 친구가 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들 마음이 허전할 텐데,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내 노래를 같이 불러줘 뭉클했다”는 말도 보탰다. 전인권은 지난 15일 제주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제’에서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 등을 불러 유족과 미수습자의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전인권은 “맥도날드의 노란색 간판이나 학생들이 신은 하얀색 운동화만 봐도 울컥할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무대에 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신병원에서 1년 4개월을 지내며 산전수전을 겪은 그는 삶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전인권은 “사람들 다 힘들다.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걷고 걷고’란 내 노래처럼, 힘들어도 계속 걸어갈 수 밖에 없는 게 삶이고, 그렇게 걷다 보면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었다. 혼란의 시기에 그가 바란 새 지도자는 “깨끗하고 소신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지도자의) 좋은 면을 닮아 가게 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인권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집에 새로 음악 작업실을 꾸렸다. 혼란스러운 시국을 거치며 “더 진실하게 음악을 해 보자”는 욕심이 생겨서다. 그는 요즘 오후 6시에 자고 새벽 1시쯤 일어나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은 이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신곡도 만들었다. 오는 6월을 목표로 새 앨범 발매 계획도 세웠다. 1979년 그룹 ‘따로 또 같이’로 데뷔해 40여년 동안 음악 활동을 이어 온 그는 “(목소리) 힘은 옛날보다 좋다”고 너스레를 떨며 “인생은 단편이 아닌 장편”이라며 웃었다.

전인권이 공연 제목처럼 꾸는 ‘새로운 꿈’은 “손녀를 위해 집 벽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지난달 28일 ‘손녀 구요, 6일 됐어요’란 글과 두 손녀의 사진이 올라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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