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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객 방한 ‘2월 쇼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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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객 방한 ‘2월 쇼크’ 온다

입력
2017.02.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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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화난 中정부-언론 압박에

성장률 지난달 3~4%로 급락

이달 2015년 이후 첫 역성장 우려

지난 춘제 기간 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들었다. 사진은 2일 오전 다소 한산한 분위기의 서울 명동 환전소 인근 거리. 연합뉴스
지난 춘제 기간 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들었다. 사진은 2일 오전 다소 한산한 분위기의 서울 명동 환전소 인근 거리. 연합뉴스

방한 중국인관광객의 성장세 둔화가 심상치 않다. 이번 2월을 전환점으로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한자릿수 이상을 버텨오던 중국인관광객 성장세가 2월을 고비로 더 가파르게 추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관광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방한 중국인관광객의 성장률이 1월엔 3~4%대로 뚝 떨어졌다. 더 불안한 것은 2월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성장세 둔화가 급격한데다 작년엔 2월에 있던 춘제(春節) 특수에도 기댈 수 없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2015년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관광업계는 오히려 중국의 압박이 더 거세질까 걱정이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언론이 계속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주지시킬 경우 그나마 한국 시장을 받쳐준 개별여행객(싼커) 또한 주저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나 동남아 등 대안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한국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관광인 마이스(MICEㆍ기업회의ㆍ인센티브(포상)관광ㆍ컨벤션ㆍ전시박람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3만명을 기록한 중국인 인센티브 관광객이 올해는 약 20%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1,000명 이상의 대규모 단체 인센티브 관광객은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4월까지 단체 관광객에 대한 제한조치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그 기한이 확대될 경우다. 4월까지는 비수기지만 5월 이후 성수기에 제재가 강화될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만일 한중 관계가 호전된다 해도 중국인관광객이 다시 물밀 듯 몰려오거나 예전처럼 돈을 펑펑 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로 떠나는 중국인관광객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여행에서 쓰는 1인당 지출액이 계속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로 나간 중국인은 2010년 5,738만명에서 2015년 1억1,700만명으로 불과 5년 만에 약 2배나 성장했고, 해외여행 성장률은 2010년 20.4%, 2011년엔 22.4%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성장률은 조금씩 감소해 지난해는 4.3%까지 떨어졌다. 이제 나갈 만큼 나갔다는 것이다.

서울 명동의 매대 상품을 싹쓸이해가던 중국인들의 유별난 쇼핑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중국인의 소비는 크게 줄었다. 일본관광청의 지난해 3분기 외국인소비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중국인이 전년에 비해 16.3% 늘었지만 전체 소비액은 되레 5.6% 줄어들었다. 방일 중국인의 1인당 지출액은 18만2,296엔(18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나 감소했다.

중국인관광객의 성장둔화와 소비감소는 과포화 상태로 20~30%대의 가이드 수수료를 물어가며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내면세점과 함께 최근 3,4년 급속히 늘어난 관광호텔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관광호텔 객실은 지난 연말 기준 4만6,947개로 2012년보다 무려 72.7%나 증가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소공동점의 경우 작년 춘제때 40%를 채웠던 중국인들이 올해엔 20%를 겨우 넘겼다”며 “3,4년 전 호텔이 너무 많이 들어선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지금 그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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