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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독성 있지만 위해성은 없어”백수오 논란 2년 만에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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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독성 있지만 위해성은 없어”백수오 논란 2년 만에 종지부

입력
2017.08.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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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차이. 한국소비자원 제공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차이. 한국소비자원 제공

지난 2015년 거센 논란이 불거졌던 ‘가짜 백수오 파동’과 관련해 식품안전당국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에 독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단, 실제 섭취량을 감안하면 이엽우피소가 좀 섞였더라도 인체에 큰 해는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이엽우피소ㆍ백수오 안전성 평가 결과’를 내놨다. 식약처는 “지난 2015년 백수오를 원료로 하는 건강기능식품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진 백수오 제품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독성 시험과 위해 평가를 실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갱년기 여성 장애에 효능이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 받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섞였다는 2015년 4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 이후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이엽우피소의 독성과 인체 위해성을 두고 소비자원과 식약처 간의 이례적인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2년이 훌쩍 넘어 안전성 평가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결과 발표까지 긴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식약처는 “독성시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험 가이드라인 및 의약품 등의 독성 시험기준 등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애초부터 연구 기간을 2년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네츄럴엔도텍은 이엽우피소 혼입에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단, 백수오 제품을 TV홈쇼핑으로 팔면서 여성호르몬 대체 효과와 골다공증 효능을 과장 광고하거나 심의한 혐의는 인정돼 기소 됐다.

식약처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독성 시험과 위해 평가를 함께 진행했다. 독성 시험은 특정 물질에 인체에 해로운 지 확인하는 것이고, 위해 평가는 특정 물질을 얼마나 먹으면 인체에 해가 되는지를 확인하는 평가다.

동물(쥐) 실험 결과, 백수오는 열수 추출물(뜨거운 물로 우리는 탕약 방식) 형태에서는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갈아 만든 분말 형태에서는 암컷은 저용량(㎏당 500㎎)부터 고용량(㎏당 2,000㎎)까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났고, 수컷은 고용량(㎏당 2,000㎎)에서 체중 감소 등을 보였다.

이엽우피소는 열수 추출물 형태로 고용량(㎏당 2,000㎎)을 투여했을 때 수컷에게 간 독성이 나타났다. 분말 형태로는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암컷은 부신ㆍ난소 등에 독성, 수컷에는 간 독성 등이 관찰됐다. 요약하면, 이엽우피소는 열수추출물과 분말 모두 인체에 해로울 수 있고, 백수오는 열수추출물 형태로는 무해하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열수추출 시 전분과 다당체를 포함한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은 성분이 주로 추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실제 섭취량과 섭취 방식 등을 감안해 내놓은 위해 평가 결과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식약처 판단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은 전부 열수 추출물 형태인데다, 대부분 이엽우피소가 아닌 백수오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약처는 과거 이엽우피소를 일부 섞어 쓴 내츄럴엔도텍 제품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 이엽우피소는 열수추출 하더라도 미량의 독성이 나오지만, 3% 혼입치 정도는 문제될 게 없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 열수 추출물의 독성 기준 값은 하루 ㎏당 1,000㎎이지만, 백수오 97%에 이엽우피소가 3% 혼입된 건강기능식품을 먹을 경우 독성 노출량은 이보다 훨씬 적은 ㎏당 0.084㎎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통상 노출안전역(독성기준값/1일 노출량)이 100을 넘으면 위해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100이하이면 위해 우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엽우피소 3% 혼입 식품은 이런 노출안전역이 1만1,905로 나왔다. 반면 백수오 분말은 17개 제품에서 모두 100 이하의 노출안전역을 보여 위해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앞으로 백수오를 갈아 만든 분말과 환 제품 17종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백수오 분말 함유 한약 제제에 대해서도 잠정 유통ㆍ판매 중단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 허가에 규제를 가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백수오

박주가리과(科) 식물로, 동의보감에는 백수오가 얼굴빛을 좋게 하고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돼 있다. 갱년기 여성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최근 홈쇼핑을 중심으로 백수오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엽우피소와는 겉모양이 비슷하지만 기원 식물이나 주요 성분 등이 다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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