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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도 與도 침묵한 대선 승리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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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도 與도 침묵한 대선 승리 기념일

입력
2016.12.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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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시대 열겠다” 취임 4년

약속 깨지고 ‘국민 우울 시대’로

朴, 최순실 재판 TV로 봤을 수도

새누리당 기념 논평·언급 없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 4주년인 19일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 4주년인 19일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2012년 12월19일 오후 10시40분.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순간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돼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4년이 흐른 2016년 12월 19일. 탄핵 유폐 상태 열흘째인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외롭고 적적한 대선 승리 4주년을 보냈다. 박 대통령이 ‘문고리 권력 3인방’인 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없이 대선 승리 기념일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초췌한 모습으로 수의를 입고 첫 재판에 출석한 비선실세 최순실(60ㆍ수감중)씨의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더 착잡해 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우군’인 청와대 참모들도 거의 만나지 않고 관저에 그야말로 칩거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마음의 안정을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라며 “당분간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지내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 국정 현안 챙기기에 힘을 쏟기보다는 막 시작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별검사 수사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첫 과반 득표 대통령’,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父女 ) 대통령’ 등 박 대통령이 쓴 기록은 4년 만에 깡그리 퇴색했다. 4년 전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던 박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성난 촛불 시위대에 자리를 내주었다. 박 대통령은 ‘민생 대통령’이 아닌 ‘국정농단 대통령’이 됐고, 국민에겐 ‘행복 시대’가 아닌 ‘우울 시대’가 열렸다. 박 대통령이 내년 취임 5주년을 청와대에서 보내고 대통령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4년 전 축제 분위기였던 새누리당에선 아무도 ‘대선 승리 4주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당이 쪼개질 위기에 몰린 것은 물론이고, 보수 정치세력의 미래가 사라진 탓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피했고, 대변인도 대선 승리 4주년에 대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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