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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vs 시리아 국민의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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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vs 시리아 국민의 ‘한판’

입력
2017.03.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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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왼쪽 두 번째)이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3월 28일) 시리아전을 하루 앞둔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훈련에서 공을 낚아채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왼쪽 두 번째)이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3월 28일) 시리아전을 하루 앞둔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훈련에서 공을 낚아채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아무리 그래도 안방에서 시리아는 속 시원히 이기겠지…’

많은 축구 팬들이 졸전 중인 축구대표팀을 비난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이런 믿음을 품고 있지 않을까.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전략부재에 리더십까지 실종한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열리는 ‘벼랑 끝 승부’다. 한국은 A조에서 3승1무2패(승점 10)로 이란(4승2무ㆍ승점 14)에 이어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3승3패ㆍ승점 9), 4위 시리아(2승2무2패ㆍ승점8)와 격차가 크지 않다. 한국은 시리아전 결과가 잘 못 되면 본선 직행의 마지노선인 2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몰린다.

시리아를 맞아 손흥민(25ㆍ토트넘)이 공격 선봉에 선다. 그는 경고누적으로 지난 23일 중국전을 뛰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팀의 패배(0-1)를 쓸쓸히 지켜봤다. 손흥민은 작년 9월 시리아와 첫 경기(0-0 무)도 소속 팀 이적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공교롭게 두 경기 모두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2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인터뷰를 갖고 “시리아전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은 26, 27일 이틀 훈련을 모두 초반 15분만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7일 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리아가 만만한 팀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이길 수 있는 상대이고,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선수들이 문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골을 노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27일 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울리 슈틸리케(왼쪽) 감독과 주장 기성용. 파주=연합뉴스
27일 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울리 슈틸리케(왼쪽) 감독과 주장 기성용. 파주=연합뉴스

시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95위로 한국(40위)보다 한참 낮고 A조 참가 팀 중 최하위다. 하지만 최종예선 들어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6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준 ‘짠물수비’가 돋보인다. 한국이 ‘선 수비 후 역습’을 구사하는 팀을 공략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시리아 선수들은 축구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이 발발해 약 5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최종예선 홈경기를 수도 다마스쿠스가 아닌 말레이시아에서 치르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시리아 축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000달러(약 112만2,500원) 수준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지원하는 숙박료와 항공료 200만 달러(22억 4,500만원)를 쪼개 써가며 최종예선을 소화하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국민들에게 그나마 축구가 희망이다. 중립경기나 다름없는 말레이시아 홈경기에서 A조 최강 한국과 이란을 맞아 득점 없이 비겼고, 작년 10월 중국 원정과 지난 24일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 때도 1-0 승리를 챙겼다. 아이만 하킴(58) 시리아 감독은 한국전을 하루 앞둔 2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열심히 준비하면 한국 뿐 아니라 어느 팀에도 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승리로 이끌겠다”며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더 많은 성과를 달성하겠다. 시리아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시리아 주장 피라스 알카팁(34)도 “한국이 강력하고 훌륭한 건 인정하지만 신께서 허락하면 시리아가 승리 못할 이유가 없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슈틸리케호가 이런 시리아를 맞아 화끈한 승리를 거두려면 지금까지의 경기력으로는 어림 없다.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최악도 아니다. 선수들 각자가 더 큰 능력을 지녔다는 걸 증명할 거다. 백 마디 말보다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 결과에 따른 거취를 묻는 질문에 “그런 논란은 충분히 이해하고 감독이 성적에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월드컵 진출만 생각하고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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