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측과 협조해 MBC 장악 혐의
경영진 교체 경위 파악 위해 방문진도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30일 오전 MBC 김재철 전 사장과 전영배 전 기획조정실장(현 MBC C&I 사장), 백종문 부사장 등 임원 3명과 당시 MBC 담당 국정원 직원의 주거지 및 현재 근무하는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을 동원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휴대폰 등을 확보했다.
2011년쯤 ‘PD수첩’ 등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MBC 프로그램들을 만든 제작진과 연예인 진행자 교체, 방영 보류, 제작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 MBC를 장악하는데 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확보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분석 결과 2010년 3월 국정원 측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로 김 전 사장과 협조해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인적 쇄신, 편파 프로그램 퇴출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당시 정권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MBC 경영진을 대거 교체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경영진 교체 경위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날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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