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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최초 비영리단체 평가를 시작하면서

입력
2017.0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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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운영되는 조직으로서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말아야 할 도덕적 책임을 갖는다. 또한 세금면제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정부가 더욱 건강한 법을 개발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할 의무가 있다. 비영리부문의 어떤 사람이나 단체가 자선의 이름으로 사기나 비행을 저지를 경우, 일반인들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뿐 아니라 비영리부문 전체의 성과마저 의문을 가지게 될 수 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시민사회 발전과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비영리단체들의 투명성 확보가 선결과제임을 인식하였다. 2006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비영리단체의 정보 공개를 위해 정부에 비영리조직 공시에 관한 법률 제정을 제안하고, 미국과 영국의 정보공개 제도와 관련기관의 운영 및 제도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해외 평가기관들의 경험과 리더들 자문을 통해, 비영리부문의 독립성, 자율성, 투명성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또한 이 단체들의 완전한 정보공개와 소통, 평가의 노력 없이는 우리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리더십 있는 비영리단체로 성장할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공시정보의 진실성 문제와 함께 비영리단체들이 독립성을 보장받아 위상을 갖추고, 유능한 인재의 배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적절하게 공급하는 단체운영의 효과성과 단체 내부운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없다는 이슈가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성과 재무건전성에 대한 평가는 잘못된 재정관리, 사기행위 등 탈선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가드레일로서 기능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다음의 6개 기준을 가지고 비영리단체들이 그들의 책임을 다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하나, 대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익에 대한 헌신을 다하고 있다. 둘, 청지기 정신의 기본적 책무인 법을 준수하고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다. 셋, 법을 초월한 자발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권력의 감시와 시민들의 기본권 신장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넷, 기부자와 자원봉사자에게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정보공개를 하고 있다. 다섯, 기부금의 낭비, 부패 없이 우리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잘 사용되고 있다. 여섯, 정부 · 기업 · 비영리부문이 상호 소통, 협력, 파트너십의 원칙인 공정성, 투명성, 상호 이익을 존중하면서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전제 하에 분석을 통해 핵심을 파악하고, 색채를 제거하고, 재해석을 하였다. 우리는 평가척도를 개발하고 적용하면서 평가척도가 정교해지고 문화가 정착된다면 비영리단체의 투명성과 책무성이라는 승선표를 얻을 수 있고 기부자들의 신뢰와 기부문화의 성숙이라는 여객선에서 열렬한 기부자와 비영리조직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자발적인 기부를 통한 분배, 함께 살자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임을 잘 알고 있다. 국민이 기부자로, 자원봉사자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이는 곧 ‘시민성’이 성장하는 기틀이 될 것이다. 과거로 퇴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올바르게 나아가는 길은 시민성 양성에 있다. 비영리단체가 시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체들이 이룬 성과를 보여주고 재무보고서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알려 주는 것이다. 이것은 기부자에 대한 예의이며 기본의무이기도 하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시민들이 기대하는 윤리적 기준을 비영리단체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왔다. 한국가이드스타가 15일 오픈 한 평가 플랫폼 1.0은 비영리단체들이 대중의 신뢰를 얻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법적, 도덕적 의무를 잘 수행하는지 단체 내ㆍ외부에 공개하는 창이 될 것이다. 이 평가 플랫폼을 통해 비영리단체들이 더 건강해지고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한 증거를 확실하게 제시하여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참여의 숨결이 바람처럼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ㆍ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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