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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 원천기술 강화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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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 원천기술 강화 나섰다

입력
2017.05.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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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 기업들이 원천기술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한류 열풍과 함께 국내 화장품이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나아가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원천기술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자체 기술과 원료 등 원천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차별화된 원료 개발 및 신기술, 신소재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

특히 2014년 ‘유전자원 이용국은 유전자원 제공국의 승인 후 자원에 접근할 수 있으며 그 이용으로 발생한 이익을 제공국과 공유해야 한다’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2015년부터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 공급이 가능한 화장품 원료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6,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화장품 원료 시장의 경우 자체 원료 개발 및 지자체를 통한 원료 산업 활성화 등으로 그동안 80%대였던 화장품 원료 수입 의존도가 최근에는 67%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화장품 원료 상장사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 성장율이 평균 20%대를 기록했으며 국내 원료의 해외 수출 및 문의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이 화장품 원료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다수의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원료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신기술 개발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기업들의 차별화된 원료 확보 노력으로 국내에서 자체 개발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으며 일부 신기술과 신소재 개발은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대표 화장품 전문 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세계 학회에서 신기술 개발을 발표하고 해외 특허를 획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화장품은 해외 글로벌 기업이 기술 제휴를 맺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도 대한민국 화장품 기술의 위명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넥스젠바이오텍이 개발한 단백질 신소재는 차세대 화장품 원료로 주목 받으면서 유럽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화장품 상용화를 넘어 의약품 임상까지 준비 중이다.

국내 화장품 원료 산업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 유명 원료 전시회 중 하나인 ‘인-코스메틱스’가 2015년부터 한국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참가 기업과 참관객도 올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늘어나면서 해외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의 경우, 특화된 성분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만들며 확고한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40년 이상 피테라 연구에 노력해 온 P&G의 SK-II나 20여년 간 피페리딘 유도체 개발에 매진해 온 시세이도, 7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해 낸 ‘Pro-xylane’ 성분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화장품에 적용하고 있는 로레알의 랑콤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행보는 이러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발자취와 일맥상통한다. 그 대표적인 행보가 바로 국내산 원료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자체 등과의 협력 관계 구축으로 국내 토종 원료 발굴 및 개발을 통해 자체 원료 생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브랜드 헤리티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프랑스 공략에 나선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전북인삼농협과 독점 계약해 전국 인삼 재배 면적의 약 1% 미만에서만 생산되는 친환경 인삼만을 공급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한율은 국내에서 가장 서리일수가 긴 청정 강원도 고산지대인 영월 및 정선 지역에서 10월 서리를 맞고 재배된 서리태를 주성분으로 한 제품과 충북 괴산에서 얻은 ‘갈색솔잎’을 주성분으로 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였다.

프리메라는 충북 충주에서 생산되는 ‘검은콩’, 강원도 철원의 ‘흑미’, 인청 강화의 ‘쑥’, 전남 보성의 ‘어성초’ 등 유기농산물과 무농약농산물 인증을 받은 우리나라 친환경 농산물로 만들어진 제품을, 마몽드는 전라도의 진도 발효 전문가 김순양 선생을 통해 직접 발효시킨 금은화를 주성분으로 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토종 원료를 통한 원천기술 보유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화장품 업계의 원천기술 확보 노력은 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전망이다. 일부 대기업들 위주의 신기술, 신소재 개발과 원료 산업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원천기술 지원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올해도 화장품 연구지원과 관련 150억원 정도의 예산을 편성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타 산업에 비해 연구지원 규모가 작고 관련 절차가 까다로워 중소기업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 제도가 실질적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절차와 선별적 지원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화장품 업계는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매년 해외에 지불되고 있는 막대한 원천기술 라이선스 비용 등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류 열풍과 함께 대한민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성장세를 이어 가는 오늘을 기회로 원천기술에 대한 더욱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대해 본다.

최지흥 객원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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