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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마지막 통로’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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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마지막 통로’ 끊겼다

입력
2016.02.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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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ㆍ미사일 도발에 제재 11년만에 교류 창구 사라져

오늘부터 인력 등 철수 협의 ‘핵 포기’를 재가동 조건으로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즉각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의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kilbo.com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즉각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의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kilbo.com

정부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초강경 제재와 압박 조치로 10일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정부는 남측 인원과 설비ㆍ자재 등을 조속히 철수시킨다는 방침이고‘북한의 핵ㆍ미사일 포기’를 공단 재가동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2004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이후 11년2개월 만이다. 이로써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마지막으로 남은 남북한의 경제협력ㆍ인적교류의 창구가 사라지고, 남북관계가 최악의 수렁으로 빠지게 됐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정부 성명을 내 “정부는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북한 당국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10일 현재 개성공단 내 남측 근로자 등은 184명으로, 정부는 11일부터 북한과 임금 정산ㆍ시설 철수 등 관련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순순히 철수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홍 장관은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히 대응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게 하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핵심 당사국인 우리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 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중국 러시아 등의 대북 제재 동참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임을 역설한 것이다. 정부는 미국 일본과 함께 중러에 이번 조치를 사전 통보하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관계의 일시적 개선이나 퇴로 마련에 매달리지 말고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어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6,16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지난해만도 1,320억원이 들어갔으며, 정부와 민간을 합해 1조19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입을 경제적 타격이 작지 않다는 것을 내세운 것이지만, 중국이 대북 경제지원을 계속하는 한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관계만 후퇴시킬 뿐 북한 억지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상당하다. 또 정부가 쓸 수 있는 대북 지렛대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한 조건과 관련 “전적으로 북한에 달린 문제로, 핵ㆍ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핵무기 보유를 체제 유지의 마지막 보루라고 보는 북한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어서, 박근혜정부에서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거나 남북관계가 풀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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