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유엔 오찬 연설서 혼동
“내 친구들, 당신들 나라서 부자 되려 한다”
식민 통치 기억 연상케하는 ‘부적절’ 발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진행중인 유엔 총회를 찾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 앞에서 한 연설로 구설에 올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과 오찬을 하며 연설을 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엄청난 사업 잠재력이 있다. 내 많은 친구들이 당신들 나라로 가서 부자가 되려고 한다. 축하한다. 그들이 엄청난 돈을 아프리카에서 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기업에 있어 아프리카는 진출해야만 하는 곳이 되고 있고, 미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CNN 등은 이 발언들에 대해 “이상한 연설이다”고 지적하면서 “19세기 후반 유럽 열강들의 식민통치를 경험한 아프리카 국가에 부적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상 착취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식민주의 역사를 숙지하고 있다면 할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남비아’라는 정체불명의 국가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 아프리카의 보건협약을 언급하면서 “기니, 나이지리아에서 여러분은 끔찍한 에볼라와 싸웠다”라며 “남비아의 보건 시스템은 점차 더 자급자족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남비아는 아프리카에 존재하지 않으며 아마도 잠비아와 나미비아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스크립트에서 남비아를 나미비아로 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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