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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매각ㆍ파업…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진에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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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매각ㆍ파업…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진에 ‘비틀’

입력
2017.10.15 16:4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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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결렬로 4개 공장 ‘스톱’

“전체 매출의 82%가 타격받아”

장기화 땐 소주사업에도 영향

노조, 구조조정에 고용보장 요구

사측 “오늘 교섭재개해 빨리 타결”

국내 주류시장의 강자인 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자칫 흑자를 기록 중인 소주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주류시장의 강자인 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자칫 흑자를 기록 중인 소주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때 국내 맥주 시장을 호령했던 하이트진로가 맥주 사업 부진에 따른 ‘사업 구조조정’과 ‘노조 총파업’ 겹악재를 만나 신음하고 있다.

노조 파업이 길어질 경우 아직 흑자를 기록 중인 소주 사업에도 악영향이 미쳐 회사 전체가 올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5년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연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노조는 올해 임단협 단체교섭 결렬을 이유로 지난달 25~27일 3일간 전면파업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11, 12일 부분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12일 이뤄진 교섭에서도 사측과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13일 다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으로 하이트진로의 총 6개 공장 중 맥주와 소주 공장 1개씩을 제외한 4개 공장의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노조의 이번 파업은 맥주 사업 부진으로 공장 매각 등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하이트진로에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지난 2011년까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맥주 1위 기업 자리를 지켜온 하이트진로는 2012년 오비맥주에 1위 자리를 뺏긴 후 맥주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30%대 초반으로 5년 만에 20%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맥주 사업 분야의 4년간 누적적자 금액도 1,000억원에 달한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진 원인은 경쟁사인 오비맥주와 수입맥주 등의 약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데 있다. 맥주 시장 관계자는 “진로 인수 후 하이트진로의 역량이 소주와 맥주 시장으로 양분된 경향이 있다”며 “오비맥주가 ‘카스’로 반격을 시도할 때 기존 히트상품 ‘하이트’에 집중하지 않고 ‘맥스’와 ‘드라이피니시 d’ 출시로 마케팅 역량을 분산시킨 것도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판매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올해 40%까지 떨어지자 결국 3개 공장 중 1곳을 내년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맥주 사업 구조조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총파업까지 겹치자 하이트진로는 캐시카우인 소주 사업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노조와 사측의 입장 차가 커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노조는 올해 7% 임금인상을, 사측은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공장 매각 계획에 따른 인력감축 이슈도 노사 협상에 악재가 되고 있다. 사측은 “공장 매각으로 추가적인 인력감축은 없고 인력 재배치도 노조와 적극 협의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는 더 확실한 고용보장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생산이 중단된 하이트진로의 공장 매출액은 총 1조5,600억원으로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의 82% 해당한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한다면 하이트진로의 소주사업에서도 흑자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지속된 노조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주력 제품의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참이슬과 하이트 등 주요 제품 재고가 바닥을 드러낸 가운데, CU와 GS25 등 주요 편의점 들은 지난주 초 각 매장에 참이슬 발주 불가 지침을 전달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참이슬 재고가 아직 여유가 있지만 이번 주에도 공급이 되지 못한다면 다음 주부터는 정상적인 판매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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