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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신생아 감염 경로 ‘주사제 준비실 오염’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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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신생아 감염 경로 ‘주사제 준비실 오염’ 추정

입력
2017.12.26 19: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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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상급종합병원 탈락

이대목동병원 전경. 뉴스1
이대목동병원 전경. 뉴스1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의 혈액에서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이들이 맞은 지질영양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 5명이 같은 주사제를 맞았는데 이 중 1명은 균이 검출되지 않고 생존한 것으로 봐서, 완제품보다 주사제를 나눠 투여를 준비하는 ‘준비실’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질병관리본부는 “4명 신생아가 사망하기 전날인 15일 오후 투여된 주사제에서 사망 환아 3명에게서 발견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과 동일한 유전형을 지닌 균이 확인됐다”며 “신생아 중환자실의 준비 단계에서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각종 영양 성분을 제공하는 수액 주사다.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환아 16명 중 5명에 투여됐으며,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생존한 신생아 1명은 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감염 징후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본은 오염 경로를 ‘15일 오후 신생아 중환자실 준비실’로 좁혔다. 주사제는 병원 내 약제부의 조제실에서 올려 보내면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이 준비실에서 나눠 개별 환아에게 투여하는데, 조제실은 무균실에 가까운 환경이지만 준비실은 주사약을 누구나 섞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오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질본 관계자는 “15일 주사제를 투여한 의료진은 여러 명으로 파악되고 준비실 자체의 감염 여부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협조해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며 “사망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행 중인 검사 결과들을 종합해서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병원 내 감염 관리 부실 정황도 이어지고 있다.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와 모포 등에서는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전원 및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환아 외에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추가 감염자는 없다. 경찰은 이날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간호사 1명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데 이어 이번주는 전공의, 다음주는 교수진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대목동병원은 내년 1월1일부터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잃게 됐다. 이날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결정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최종 결정이 있기까지 당분간 상급종합병원의 건강보험 수가 종별 가산율 30%를 받지 못하게 됐지만, 중증질환 치료 우수병원이라는 명성을 잃은 것이 더 큰 손실이다. 다만 환자들은 종합병원으로 격하되며 본인부담률이 60%에서 50%로 낮아져 의료비가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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