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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왜 꼭 강혜정은 주연을 맡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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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왜 꼭 강혜정은 주연을 맡아야 하나요”

입력
2018.02.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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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많은 이들이 강혜정을 강렬하게 기억한다. 혈육 관계인지도 모르고 “사랑해요 아저씨”라고 고백하던 영화 ‘올드보이’ 속 당돌한 미도나 “여 누워있지 마라. 뱀 이거이 깨물면 마이 아파”라며 능청스럽게 강원도 사투리를 소화하던 ‘웰컴 투 동막골’ 속 여일의 잔상이 아직 남아 있는 이유일 터다. 그래서 KBS2 종영극 ‘저글러스’ 속 강혜정(왕정애)의 분량이 적게 느껴졌다면, 이젠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지금 배우 강혜정이 바라는 것은 ‘강혜정’이라고 하면 무조건 주연을 맡아야 할 것 같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저글러스’가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처음 출연을 결정할 때 대본을 4부까지 받았다. 엄청 잘 읽혔다. 드라마의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보는 분들도 쉽게 보실 수 있었을 것 같다. 주인공 좌윤이 역의 백진희가 초반에 캐릭터를 잘 잡아준 덕인 것 같다.”

-연기한 왕정애는 ‘워킹맘’이다.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보통의 ‘워킹맘’들에 비하면 나는 도움의 손길이 많은 케이스다. 집안 식구들도 많이 도와줘서 비교적 마음을 놓고 일을 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저글러스’ 속 정애는 그냥 ‘워킹맘’이 아니다. 가장이었던 남편을 잃은 ‘워킹맘’이었다. 더 극단적인 상황이었고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나는 ‘저글러스’를 촬영하면서 휴가를 나온 기분이었다. 일하러 나올 때 상당히 마음이 가벼웠다. (웃음)”

-정애의 비중이 다소 작았다는 평도 있다.

“나라고 하면 뭔가 계속 주연을 맡아야 할 것 같은 이미지는 탈피하고 싶다. 주연의 자리라는 건 항상 한정돼 있다. 나는 많이 시도하고 싶다. 어느 자리에 갖다 놔도 괜찮을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서 여러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히고 싶다.”

-비중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인가.

“좋은 작품에서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예를 들어 라미란 언니가 그렇다. 라미란 언니는 뭘 해도 오케이다. 주연을 해도, 조연을 해도 보는 데 거슬리는 게 하나도 없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저글러스’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일단 많이 만났다. 얼굴 안 보고 친해지긴 어렵잖나. 팬팔도 아니고. (웃음) 함께 연기한 친구들이 무척 진지하고 깊이가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겠지만 많이 친해진 것 같다. 누구 하나 자리 욕심 안 부리고 작품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생각했던 것 같다. 서로의 배려가 빛나는 작은 순간순간들이 있었는데, 그게 정말 좋아보이더라.”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꽤 있는 걸로 아는데.

“그런 느낌 나는 걸 피하고 싶었다. 나이차이가 확 느껴지는 거. (웃음) 그래서 선배님 소리는 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거의 말을 놓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현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스타일인가 보다.

“현장이 뻣뻣하고 긴장돼 있고 그러면 불안하고 불편하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저글러스’의 경우 최다니엘이 분위기를 정말 잘 살려줬다. 현장의 에너자이저 같았다. 어떨 때는 우리가 촬영을 하는 건지 콩트를 찍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서로 합을 짜고 맞추고 연습하는 과정들이 즐겁고 신났다. 최다니엘의 경우 촬영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비서들의 생활을 아주 현실적이게 다루지는 못 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오피스 안에서의 생활을 보여준 드라마이긴 했지만 비서의 생활을 완벽히 보여줬다기에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로맨틱 코미디 물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 부분은 조금 놓고 갈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비서의 고충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모두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리 이별이 놀라웠는데, 이 역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오랜만의 복귀였다.

“한 8년은 쉰 것 같은 느낌이다. (웃음) 중간중간 일을 하긴 했지만 긴 호흡으로 갔던 건 몇 년 만이었다. 사회생활을 오래 안 한 사람이 다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때는 꼭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가 한 시간 뒤에 일어난 느낌이 든다. 한 발 내딛기가 두렵고 찌릿찌릿했다. 내 의지대로 안 될 것 같아서 후들거리기도 했고. 그런데 중요한 건 내게 연기하고 싶은 의지가 크게 있었다는 점이다. ‘저글러스’ 팀과 만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서포트를 받았고, 그 덕에 금방 괜찮아졌다.”

-‘저글러스’가 강혜정의 리스타트가 될까.

“쉼 없이 계속 가겠다는 건 아니고, 그게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약 5년이라는 기간을 쉰 만큼 앞으로 이렇게 오래 쉬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이제 딸 하루가 생겼다. 작품을 고르는 데 가족의 영향이 있을까.

“딸에게 창피할만한 작품은 안 하고 싶다. 그런 작품이 있을까 싶지만. (웃음) 누구라도 부모 된 입장에서 자식에게 공경 받지 못 할만한 행동을 하고 싶진 않을 것 같다. 연기를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많이 배우고 싶다. 어떤 인물을 연기해내는 데 있어서 선입견을 갖지 않고 좋은 작품을 했으면 한다.”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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