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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포스트 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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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포스트 손연재'

입력
2017.02.1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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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연기를 펼치는 손연재.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볼 연기를 펼치는 손연재.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3ㆍ연세대)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손연재는 21일 예정된 2017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고 현역 선수에서 은퇴하기로 했다. 손연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마친 이후 그 해 10월께 은퇴 결심을 굳혔지만 ‘포스트 손연재’ 부재로 향후 진로를 고민하다가 결국 포디엄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손연재 인스타그램캡처
손연재 인스타그램캡처

손연재는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끝나서 너무 행복했고, 끝내기 위해서 달려왔다”며 “그래도 울컥한다. 아쉬움이 남아서가 아니다.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는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17년 동안의 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의미 있었고, 내가 얼마나 많이 배우고 성장했는지 알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나는 단순히 운동만 한 게 아니다. 더 단단해졌다”고 적었다.

손연재는 또한 “지금부터 모든 것들이 새로울 나에게 리듬체조를 통해 배운 것들은 그 어떤 무엇보다 가치 있고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이제는 나를 위해서 하고 싶은 것들, 해보고 싶었던 것들 전부 다 하면서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리고 지금까지 나와 같이 걸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라고 남겼다.

향후 손연재는 학업에 전념하면서 한국 리듬체조 발전을 위해 공헌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계획이다.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핀 ‘꽃’ 손연재가 걸어 온 길은 언제나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였다. 다섯 살 때 엄마의 손을 잡고 리듬체조 교실을 찾아 처음 시작했고, 시니어 진입 2년 만에 최고의 무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톱10’ 진입 목표를 훌쩍 뛰어 넘는 개인 종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터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달(후프 동메달)을 땄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에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은 그의 몫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리우 올림픽에서 4년 전 대회보다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손연재는 ‘결전의 땅’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까지 정말 참 잘 왔다. 꼬꼬마’라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초등학생 때 볼 연기를 하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리우 올림픽 도전이 마지막 무대라는 것을 암시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손연재가 리듬체조를 떠나면서 한국 리듬체조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984년 LA 올림픽 때 정식 데뷔한 리듬체조 개인전은 아시아 선수가 단 한번도 시상대 위에 서지 못했다. 손연재가 은퇴함에 따라 그 기다림의 시간은 기약 없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메달권 입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리듬체조 관계자는 “향후 몇 년간은 손연재처럼 대형 선수로 성장할 선수가 안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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