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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식품이야기] ⑦식품 속 미생물, 발효와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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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식품이야기] ⑦식품 속 미생물, 발효와 부패

입력
2018.08.20 23: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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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홍어. 게티이미지뱅크
홍어. 게티이미지뱅크

나라마다 고유의 자연환경과 식문화에 맞는 전통 발효식품을 제조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로부터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채소, 곡물, 어패류 등의 저장성과 풍미를 높여 오랜 기간 두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류, 장류, 젓갈류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만들어 왔다. 이들 발효식품은 곡류 위주 식생활에 있어서 중요 영양공급원이었으며, 지금은 우리 전통 발효식품의 기능성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발효식품 고유의 향과 맛 그리고 저장성은 식품 속에 존재하는 젖산균, 효모, 곰팡이 등 미생물 요리사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 이들 요리사들은 다양한 경로로 식품에 들어와 식품의 맛, 향, 물성, 외관을 이로운 방향으로 변신시킨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세균 등의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유기화합물을 분해해 알코올류, 유기산류, 이산화탄소 등을 생성하는 과정’을 발효라고 한다.

이러한 미생물 작용이 늘 이로운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미생물이라도 식품을 잘못 만나면 발효균에서 부패균이 될 수 있다. 식초를 만드는 발효균인 초산균이 막걸리를 만나면 술을 시게 만드는 부패균이 된다.

사전적 의미로는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분해돼 악취를 내거나 유독물질을 생성하는 것’을 부패라고 한다. 하지만, 발효와 부패의 경계가 불분명할 때도 있다. 고약한 냄새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삭힌 홍어, 청어를 발효한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전갱이를 발효한 일본의 ‘구사야’ 등과 같이 강렬한 냄새를 가진 식품은 부패와 매우 가깝지만 각 나라의 식문화에 따라 발효식품으로 먹고 있다.

발효식품의 품질은 미생물 관리와 보관법이 중요하다. 장류나 과실주를 너무 오래 발효시키면 바이오제닉아민, 에틸카바메이트와 같은 유해한 물질이 증가할 수 있어 적절한 보관방법과 유통기한을 준수해야 한다. 제품에 표시된 보관법과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이미 개봉한 제품은 가능한 냉장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또한 냉장 보관한 제품이라도 유통기한과 풍미를 확인하고 섭취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김치나 장을 담글 때 별도로 미생물을 넣지 않아도 발효가 되는 것은 이미 우리 주변에 미생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발효식품도 언제든지 주변의 미생물에 의해 부패할 우려가 있음을 기억하자.

윤혜정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윤혜정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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