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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용수들 ‘유럽 취업’ 문 두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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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용수들 ‘유럽 취업’ 문 두드리세요

입력
2018.07.23 04:40
수정
2018.07.24 18:4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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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용단체 해마다 줄어

유럽 중소발레단을 도약 기회로

‘아시아 댄스 오디션 프로젝트’

스페인ㆍ獨 등 해외발레단 7곳 초청

내달 4, 5일 한국서 입단 오디션

내달 11일 ‘댄서스 잡마켓 픽미’

공연 앞둔 무용단이 직접 캐스팅

대부분 무용수들에게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활동할 수 있는 무용단 입단은 어려운 과제다. 국내 국공립무용단은 28개, 이중 국공립발레단은 두 곳뿐이다.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대부분 무용수들에게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활동할 수 있는 무용단 입단은 어려운 과제다. 국내 국공립무용단은 28개, 이중 국공립발레단은 두 곳뿐이다.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김기민(26),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이상은(32), 스페인 국립무용단 김세연(39),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최영규(28),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서희(32),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박세은(29),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강효정(32). 세계적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이다. 실력 있는 발레 스타들이 나날이 증가하며 발레 한류가 세계 무대에서 거세지고 있다. 한국 무용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 무용수들이 설 무대는 좁다. 이들을 받아줄 ‘둥지’가 적다 보니 ‘취업’으로 향하는 문은 좁고도 좁다. ‘취업난’은 무용계의 오랜 골칫거리다. 최근엔 해외 진출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무용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발레 스타 늘지만, 대부분 무용수들에게 어려운 입단

세계에서 손꼽히는 발레단 입단은 일단 문턱이 너무 높다. 국제콩쿠르 우승 후라도 쉬 문이 열리지 않는다. 무용을 전공한 이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많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단체를 포함한 국내 무용단체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5년 353개 5,717명이 활동하던 무용단체는 지난해 320개 4,755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안정적인 급여를 보장받는 국ㆍ공립무용단은 28개에 불과하다. 국ㆍ공립발레단은 국립발레단(단원 79명)과 광주시립발레단(46명) 2곳뿐이다. 매해 대학 문을 나서는 무용 전공자는 1,000명 이상이다. 무용 전공자들에게는 ‘졸업=실업’이 더 엄혹한 현실이다.

발레 본거지인 유럽 국가들은 우리와는 다르다. 도시에 소재한 극장을 기반으로 한 발레단이 많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국립발레단도 한 국가에 여러 개 존재한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30년 동안 활동하며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을 기반으로 한 발레단이다.

유럽 중소형 발레단에서 찾는 새로운 기회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해외 발레단은 더 많은데 국내에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실력파 무용수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최근 해외 발레단 입단을 돕기 위한 오디션 매니지먼트 서비스까지 생겨 해외 진출이 좀 더 용이해지고 있다. 한국인 무용수에 대한 높아진 선호도도 해외 진출의 문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열리는 ‘아시아 댄스 오디션 프로젝트’는 해외 무용단 7곳 관계자를 한국으로 직접 불러 와 오디션을 진행한다. 22일까지 접수를 마쳤고 8월 4,5일 오디션이 진행된다. 해외 발레단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발레단 오디션을 보거나, 모나코 댄스포럼 등 각 무용단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축제를 찾아가야 했다.

아시아 댄스 오디션 프로젝트는 문화기업 댄스플래너가 “아시아 무용수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했다. 김동욱 댄스플래너 대표는 “유럽에는 국립발레단은 물론 재단이 탄탄한 시립발레단이 많다”며 “예술에 대한 가치를 높게 인정하기 때문에 극장에서 주는 월급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체코의 DJKT발레단에서 무용수로 3년간 활동해 했다.

1명 이상의 단원을 무조건 선발한다는 계약 조항까지 동의해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한 무용단은 캐나다 위니팩 로열 발레단, 체코 DJKT 발레단, 스페인 카탈루냐 국립 발레단, 독일 하겐 발레단,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국립 발레단 등 7곳이다. 국내에는 덜 알려진 중소ㆍ중대형 발레단이다.

무용계에선 국내 오디션을 통한 해외 진출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입단 오디션을 치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장광열 무용평론가는 “해외에서 한국 무용수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인 동시에, K팝 가수들의 해외진출처럼 전문무용수가 해외에 진출해 직업을 얻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의의가 있다”고 봤다.

‘국내 취업 알선’도 있다. 공연을 앞둔 무용단이 무용수를 직접 캐스팅하는 공개오디션 ‘댄서스 잡마켓 픽미’가 다음달 11일 열린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서 무용단에 선발된 무용수 1명에 대한 출연료를 지원한다. 센터 관계자는 “댄서스잡마켓은 급여를 받고 있는 국립단체 무용수를 제외하고, 되도록이면 지원이 필요한 독립무용수나 민간단체 소속 무용수를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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