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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 잘했다” “북한에 더 양보했어야” 美 전문가들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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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 잘했다” “북한에 더 양보했어야” 美 전문가들 의견 분분

입력
2018.05.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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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와 배리 페이블 애틀랜틱카운슬 부사장.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와 배리 페이블 애틀랜틱카운슬 부사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분분했다. 같은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안보전략 전문가 4명조차 회담 취소가 지혜로운 결정이라는 지지부터 정상회담 추진 자체가 미국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는 비판까지 각양각색의 평가를 내렸다.

2005년부터 4년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특별연구원은 “이번 회담 취소는 트럼프로서는 현명한 처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와 김정은의 두 차례 만남 후에도 양측은 비핵화에 대한 합의점이 없다는 것이 명백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정부의 실수를 피하려 했다면 기초적인 외교 작업을 우선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논의를 주도하는 성급한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실무자 단위의 절차를 거치는 점진적인 협상을 주문한 것이다.

배리 페이블 애틀랜틱카운슬 부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가 완전한 회담 취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북한의 고전적 위협 전술에 대응하는 트럼프의 협상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백악관의 발표는 지난해 ‘코피 작전(북한 선제타격)’을 거론한 것과 유사한 압박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 취소도 북한을 향한 일종의 압박 전술로 보고 긍정 평가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정말로 외교 절차를 중단하거나 완전히 끝낼 의도를 품었을 경우, 남북미 3자간 신뢰 부족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재개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과 같은 싱크탱크의 제이미 메츨 선임연구원.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과 같은 싱크탱크의 제이미 메츨 선임연구원.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회담 취소를 통보한) 트럼프의 편지는 예의가 바르고 외교적이었기에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에 더 양보를 했어야 했다며, 트럼프 정부의 협상술에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북한은 무엇을 내주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알고 싶어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아무 것도 내줄 생각이 없었다”라며 “그들에게 제재 완화, 경제 협력, 안보 보장을 포함한 패키지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보통 정상회담 이전에 상호 신뢰를 위한 조치를 하는데, 지금은 상황이 거꾸로였다”라며 버시바우 전 대사처럼 실무 단계의 협상과 조치가 우선 진행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제이미 메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논리 없는 전략과 혼란스럽고 부정확한 외교술로 또다시 피해를 입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애초에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성급하게 동의했고 미국의 영향력을 상당 부분 양보했다”라고 지적했다. 메츨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서신이 “복수를 외치면서도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마치 실연당한 연인의 외침처럼 보인다”고 비웃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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