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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자원봉사자들 “한국이 좋아…평창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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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자원봉사자들 “한국이 좋아…평창에서 다시 만나요”

입력
2017.02.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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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자원봉사자 사야(왼쪽부터), 히토미, 히로코. 삿포로=김지섭기자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자원봉사자 사야(왼쪽부터), 히토미, 히로코. 삿포로=김지섭기자

26일 막을 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대회 장소에는 늘 파란 점퍼와 빨간 점퍼를 입은 이들이 가장 먼저 선수들을 맞이했다. 파란 점퍼는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 빨간 점퍼는 자원봉사자다. 특히 돈 한푼 받지 않는데도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은 이번 대회를 빛낸 숨은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이 중 한국 선수단 곁에서 묵묵히 땀 흘린 이들도 여럿이다. 서툰 한국말이지만 한 마디라도 더 듣고 상대를 배려해주려는 정성이 듬뿍 묻어났다. 한국 취재진의 통역 지원 업무를 맡은 사야 우시로즈루(22)는 “다니는 학교(나가사키 외국어대)에서 통역 자원봉사자를 뽑는다는 공문을 받고 지원했다”면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으니까 이번 대회에서 통역을 하며 도움도 주고 한국어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가고시마 출신인 사야는 한국 생활 경험이 있다. 2015년 8월 부산 외국어대에서 한 달간 한국어 교육을 받고 그 해 9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대구 계명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냈다. 한글이 기호처럼 신기해서 공부를 시작했다는 사야는 “때로 집에서 가족이 못 알아듣는 말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 한국어를 택했다”고 웃었다.

적극성도 돋보였다.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묻는가 하면 2018 평창 올림픽에 대한 질문도 하기도 했다. 사야는 “(북한 대표팀이)조금 무서웠다”면서 “평창 얘기를 꺼내자마자 바로 질문을 막았다”고 전했다.

김상항 한국선수단장 곁을 지키며 통역을 담당했던 히토미 마카베(21)는 단 한 번도 해외에 나가지 않고 독학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공부한 인재다. 지바에 위치한 칸다외어대에 재학 중인 히토미는 “가수 동방신기의 일본어 버전과 한국 버전의 가사를 비교하며 단어 공부만 했는데 2015년 대학 입학 때부터 한국인 유학생과 어울려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가요보다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게 더 재미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이 묶는 프린스호텔을 지켰던 히로코 요네자와(53)는 선수들을 자식처럼 챙겼다. 불편한 데는 없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보고 관심을 가졌다. 히로코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스포츠를 좋아한다”며 “(거주하고 있는) 삿포로에 많은 한국 관광객이 찾아와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이를 갚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 명이 공통적으로 꺼낸 말은 “한국이 좋다. 내년 평창 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자로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야는 “아시안게임에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부족했다”며 “한번 경험을 했으니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평창 올림픽 때 만회하고 싶다”고 했다. 히토미는 “도움을 주러 와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고 간다”면서 “평창에서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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