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헬스 프리즘] 고령화되는 만성 B형 간염, 동반질환 관리 대책 세워야

알림

[헬스 프리즘] 고령화되는 만성 B형 간염, 동반질환 관리 대책 세워야

입력
2017.05.29 20:00
0 0

이상수 창원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근 한 50대 여성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진료실을 찾았다.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며 하소연했다. 만성 B형 간염과 골다공증은 모두 완치 되지 않고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 앞으로 잘 관리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안타깝지만 환자에게서 비슷한 사연을 듣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도 점점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B형 간염은 1995년 영ㆍ유아를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이 시행되면서 20대 미만에서는 환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문제는 이미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던 접종 이전 세대가 여전히 많고, 이들이 장기간 치료하면서 점점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만성 B형 간염은 2011~2013년 3년간 50대 이상에서 진료 인원이 11.1%나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 환자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단 골다공증뿐 아니라 40대 이상 연령대에 주로 흔히 발생하는 고혈압, 당뇨병, 콩팥 장애와 같이 다양한 동반질환을 가진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한 시장조사 기관의 조사결과, 50대 이상 국내 만성 B형 간염 환자 2명 중 1명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동반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만성 B형 간염과 여러 동반질환이 상관관계를 갖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고혈압과 당뇨병 자체로 인해 콩팥이 나빠질 위험성과 함께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약(항바이러스제)을 통한 콩팥 기능이 악화할 가능성을 동시에 갖게 된다.

또한 다수의 문헌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에서 골밀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골다공증, 골절의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반질환 사이에서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고혈압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이뇨제는 콩팥 장애를 일으키는 독립 위험인자이고, 소염진통제의 누적 사용은 만성 콩팥병을 빠르게 진행시키는데, 골관절염은 소염 진통제 복용 가능성을 3배나 높인다.

그렇다 보니 만성 B형 간염 치료 시에도 동반질환 관리 대책을 함께 세워야 한다. 환자들의 나이, 동반질환 보유 여부, 복용하고 있는 약제에 따라 다양한 사항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낮은 내성 발현율이 치료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제는 이 부분은 기본이고 다양한 유형의 환자를 고려해 골밀도 감소 위험이 낮고,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콩팥 독성 위험이 낮은 약제를 고려하는 등 고령의 환자,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제를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완치가 어려운 만성 B형 간염 치료는 결국 장기전이다. 환자 스스로도 본인이 앓고 있는 동반질환을 주치의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평생에 걸친 B형 간염과의 싸움에 ‘승리’만이 있길 바란다.

이상수 창원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상수 창원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