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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화음악 감독도 성추행 의혹…피해자 “입맞춤 강요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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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화음악 감독도 성추행 의혹…피해자 “입맞춤 강요당해”

입력
2018.02.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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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번엔 유명 영화음악 감독 A씨가 피해자의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폭로로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A씨가 2000년대 이후 음악 스태프로 참여한 영화가 40여편에 이를 만큼 활발히 활동했던 터라 영화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과 오태석, 배우 조민기, 영화감독 조근현, 사진작가 배병우 등 문화예술계 유명 인사들에 대한 성폭력 고발이 잇따른 가운데, 영화계는 날마다 새로 터져 나오는 의혹들로 커다란 충격에 빠져 있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B씨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투’ 해시태그를 달고 A씨가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했다. B씨는 2014년 지인의 소개로 한 영화에 음악조감독으로 참여하면서 A씨를 만났다. A씨는 이 영화의 음악감독이었다.

B씨는 글에서 “초반 촬영을 위해 합천에 간 날이었다. 촬영이 너무 늦게 끝나 이미 차편이 끊긴 상태였기에 제작팀에서는 음악감독 A씨 그리고 조감독인 저에게 2층짜리 펜션을 하나 잡아주셨다”며 “그곳에서 A씨는 저에게 키스를 해달라고 했다. 저는 그 상황 그리고 감독과 조감독이라는 직속 상하관계가 무섭고 두려웠기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B씨는 “수치심, 자괴감, 그리고 이어지는 지방 촬영 중 언제든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두려움에 결국 친언니(언니는 지인을 통하여 제게 감독님과 음악감독님을 소개시켜주었습니다)에게 이를 울며 말했고 언니는 분노에 차서 감독님께 곧바로 연락을 취해 이 사건에 대해 말했고, 촬영 장소인 대전으로까지 내려왔다”며 “감독님 및 언니에게 공개적으로 비난받자 A씨는 제가 A씨를 좋아하는 줄 알아서 그랬다며 변명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이 일로 A씨에게 부당 처우와 모욕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B씨와 지인들이 영화 개봉 이후 쫑파티에서 부딪힌 A씨에게 다시 문제 제기를 했지만, A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면서 도리어 언성을 높였다. B씨는 “그 기억을 마지막으로, 저는 영화 음악 일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B씨는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같이 음악 작업을 도와준 분들 덕에 끝까지 일을 마칠 수 있었다”며 “영화 감독님과 다른 모든 스태프, 배우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해당 사건 이후로도 꾸준히 영화음악 작업을 해왔고, 최근에도 그가 참여한 영화가 개봉했다. A씨에게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으나 A씨는 응하지 않고 있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도 묵묵부답이다.

영화 음악계 종사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영화 음악 제작 시스템이 음악 감독에게서 조 감독이 배우는 도제식으로 이뤄져 위계로 인한 성추행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부터 영화 음악 제작일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A씨의 얘긴 듣지 못했지만 ‘미투’ 운동을 계기로 일부 영화 음악 감독 관련해 성추문이 돌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작업 환경 개선에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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