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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마니아가 되는 커피숍 공연의 매력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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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마니아가 되는 커피숍 공연의 매력 아시나요?

입력
2017.11.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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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가수 허만성 

커피숍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가수 허만성.
커피숍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가수 허만성.

“커피숍 공연의 단점은 공간이 좁다는 건데, 그게 곧 장점이기도 합니다. 객석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관객의 눈빛을 보면서 대화하고 노래합니다.”

가수 허만성씨가 카페에서 공연을 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고 싶어서 시작한 건 아니었다. 지역을 돌며 콘서트를 진행하다 보니 당시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곳이 많았다. 일단 누군지 알리고 나서 공연장을 잡자 싶어서 아쉬운 데로 커피숍을 섭외했다.

“솔직히 지금은 커피숍 공연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음악이 만국공통어라고 하는데, 커피숍 공연에서의 음악은 밀어(密語)에 해당합니다. 숨소리에 담긴 감정까지 전달되니까요.”

준비한 노래를 부르다가 간혹 토크도 진행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신청곡이 나온다. 무대와 객석이 자연스럽게 무너지고 커피숍 전체가 무대의 일부가 된다.

“가수는 노래하고 관객은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함께 완성해가는 거죠. 커피숍 공연만 찾아 다니는 골수팬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커피숍 공연장은 상주 ‘커피가게’다. 커피숍 이름이 ‘커피가게’다. 테이블을 밖으로 꺼내고 의자를 빼곡하게 놓으면 40여 명이 앉을 수 있다. 공연 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항상 ‘사람이 너무 많아 공연 끝날 때까지 화장실도 못 갔다’는 불평이 꼭 나오지만, 그런 이들도 늘 ‘다시 가고 싶다’는 꼬리말을 단다. 최근에 공연을 펼친 구미 금오산 자락에 자리 잡은 ‘커피베이’도 빼놓을 수 없는 공연 명소다. 2층을 전시회나 공연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아쉽게도 아직 대구에서는 커피숍 공연을 많이 못했다. 공간이 너무 멋있어서 공연을 제의해도 “절대로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곳도 사절이다. 소정의 입장료라면 모를까, 음료 값을 몇 배로 올리는 등 지나치게 영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는 곳은 정중하게 거절한다고 했다.

허씨가 커피숍 공연에 애정을 쏟는 또 다른 이유는 커피숍처럼 작은 무대 공연이 활발해지면 지역 뮤지션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시민들도 보다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고 나면 가게 안에 스크린이 있는 경우에는 간간이 뮤지션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틈 날 때마다 음반도 틀어줍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문화 공간에서 인디 음악을 접하게 됩니다. 곳곳에 산재한 커피숍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 생태계가 형성되는 셈이죠.”

지역을 테마로 한 곡을 틈틈이 쓰고 있다. 그중에 안동에 있는 월령교를 배경으로 만드는 곡도 있다. 곡이 완성되면 안동 지역 커피숍 공연에서는 꼭 부를 계획이다.

“학교에 다닐 때 생물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나무를 툭툭 치면 절대로자라지 못한다구요. 잔뿌리가 끊기기 때문에 영양을 제대로 빨아 당길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문화도 잔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잔뿌리 같은 작은 무대와 뮤지션 풀이 있어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문화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커피숍 공연이 결코 작은 공연이 아닌 이유겠죠.”

커피숍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커피숍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커피숍 공연은 누구나 한번 보고 나면 마니아가 된다.
커피숍 공연은 누구나 한번 보고 나면 마니아가 된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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