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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50대의 정체성

입력
2015.01.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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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의 키워드는 50대였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62.5%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37.4%)와 비교해 25%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박 대통령은 108만 표 차이로 당선됐는데 50대에서의 득표 차만 170만 표였다. 50대의 표 차만으로도 이미 승부는 결정된 셈이었다.‘50대의 반란’ ‘50대의 보수화’란 말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 지난주 발표된 한국갤럽의 박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50대 지지율의 변화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0%로 ‘잘하고 있다’는 답변 43%보다 더 높았다. 박 대통령에 대해 탄탄한 지지를 보이던 50대에서 절반이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갤럽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53%였던 것에 비하면 불과 두 달 사이 10%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번엔 ‘50대의 역습’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 사회과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개념으로 ‘연령 효과’와 ‘코호트(cohort) 효과’가 있다. 연령 효과는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경향을 뜻한다. 반면 청년기에 형성된 정치 성향이 시간이 흘러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을 코호트 효과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의 50대는 두 효과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특이한 세대라 할 수 있다. 사회나 가정에서 차지하는 지위를 보면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 속 변화, 예측 가능한 개혁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60대와 달리 이들은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라는 특수성도 있다. 어느 현상이 더 강력히 작용하는가는 상황에 따라 달라 단언하기 어렵다.

▦ 눈 여겨 볼 대목은 같은 50대라도 이질적인 성향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갤럽조사에서 50대 전반의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50대 후반의 지지율 48%와 무려 12%포인트 차이가 났다. 같은 민주화 세대지만 50대 전반은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 항쟁’ 이후 대학에 입학해 훨씬 격렬한 민주화 투쟁을 했다. 민주화 경험 공유란 측면에서 보면 이들은 50대 후반보다는 40대 후반에 더 동질감을 느낀다. 2017년 치러지는 19대 대선에서 50대 대다수는 386세대로 채워진다. 그때는 18대 대선과는 다른 판도가 펼쳐질지 모른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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