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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협상… 맥주 아닌 더 센 술로 축하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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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협상… 맥주 아닌 더 센 술로 축하주 하자”

입력
2018.03.26 17: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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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협상 뒷 이야기

1주 예정된 협상 4주로 길어져

호텔 전전, 컵라면으로 끼니도

文대통령, 트럼프와 통화하며

“동맹 굳건한지 보여줘야” 지원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마라톤 협상을 벌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마라톤 협상을 벌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26일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면제’라는 성과를 들고 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협상팀에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며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독하게 협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순탄치 않았던 미국과의 협상 후일담을 대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협상팀은 미국에 머문 기간 동안 호텔을 전전하다시피 했고 햄버거와 컵라면,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김 본부장이) 원래 1주일 예정으로 미국에 갔다가 4주 동안 협상했다”며 현지에서 예상치 못하게 협상이 길어졌다고 소개했다.

미국 워싱턴 지역에 내린 폭설로 인해 생긴 에피소드도 있었다. 윤 수석은 “폭설로 (연방기관 사무실이) 폐쇄되는 상황도 있었는데, (미국 측이) 다른 건 몰라도 한국과의 협상은 해야 한다며 예정대로 통상장관 회담을 했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건물의 보안검색단도 이날 한국 협상단이 오는 바람에 폭설을 뚫고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볼멘소리’를 했다고 한다.

한미 협상팀은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에도 서로 정이 들었다. “협상이 잘 끝나면 축하주라도 해야 하는데, 맥주 가지고는 도저히 안 되겠다”며 “조금 더 센 걸로 먹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윤 수석은 “‘축하주도 못하고 한국에 돌아가면 화상으로라도 술을 마시자’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한다”며 “양측 대표단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2일부터 이틀 동안 실무자들을 배제한 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USTR 대표 등과 고위급 협상을 벌이는 한편, 24일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도 미국 측과 막판 조율을 거듭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6일 35분간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관계가 얼마나 굳건한지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촉구해 협상 타결을 측면에서 지원했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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