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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호주 대산호초 3분의 1 폐사…지구온난화 비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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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호주 대산호초 3분의 1 폐사…지구온난화 비상 신호

입력
2016.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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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ARC산호초연구센터가 30일 발표한 하얗게 탈색된 그레이트배리어리프 모습. AP연합뉴스
호주 ARC산호초연구센터가 30일 발표한 하얗게 탈색된 그레이트배리어리프 모습. AP연합뉴스

호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산호초 군락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역대 최악의 치사율을 기록했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이 산호 탈색에 이어 폐사 사태까지 초래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주 ARC산호초연구센터는 2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3개월간 대규모 탈색 현상을 보인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대산호초) 북단과 중앙 산호초의 치사율이 3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북쪽 구역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산호초가 폐사했다. 호주 대산호초는 북동부 퀸즐랜드주 해안에 위치한 길이 2,300㎞, 면적 20만7,000여㎢의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ㆍ보호되고 있다. 조사를 진행한 테리 휴즈 제임스쿡대학교 교수는 “최근 18년간 대규모 탈색이 발생한 것은 세번째”라면서도 “이번 경우는 이전에 관찰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극심한 사례”라고 밝혔다.

대산호초의 재앙은 급속도로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산호초가 대거 폐사하기 앞서 하얗게 탈색되는 이상 현상도 여러 번 보고됐는데, 산호 탈색은 해수면 온도 상승을 관찰할 수 있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해수면 온도가 1℃ 가량 상승 시 산호초와 공생하는 유색 조류가 떠나면서 탈색 현상이 일어난다. 이상 온도가 지속될 경우 공생조류가 되돌아오지 않아 산호초 또한 폐사에 이르는 것이다. 테리 휴즈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0일 대산호초의 93%에서 이미 탈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폐사한 대산호초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50~100년 이상 자라온 산호초 군락을 다시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휴즈 교수는 회복에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지구온난화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산호초가 회복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ARC산호초연구센터의 존 판돌피 퀸즐랜드대 교수는 “대산호초의 자정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급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호주 당국과 국제기구는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다. 유네스코와 유엔환경계획(UNEP) 등이 27일 발표한 기후변화 위협에 관한 보고서에는 호주 대산호초 관련 내용이 중도 삭제됐다. 이와 같은 결정이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우려한 호주 환경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를 외면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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