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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화대통령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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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화대통령을 거부한다

입력
2017.05.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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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통령은 필요 없다.

19대 대통령 선거일이 이제 이 글을 쓰는 기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연일 각 매체와 언론에서 대선 여론 조사들을 보여준다. 무슨 내가 산 주식시세 보듯이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웬만한 예능보다도 뉴스와 정치 읽어주는 프로를 일부러 찾아볼 정도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있지만 정치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일 해보니 알게 됐다.

“정치 정말 중요하다.”

문화계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치에 관심을 보이면 주변에서 꼭 이렇게 이야기 한다. 문화 하는 사람이 무슨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요? 왜? 정치하려고요? 그럼 난 단호하게 대답한다. “네, 저 정치에 정말 관심 많고 나중에 할 수 있으면 해보려고요”라고. 이재명 시장이 대선 후보로 나와서 했던 이야기 중에 “권력이 아닌, 일을 하기 위한 권한이 필요해 대통령이 되려한다”고 했다. 난 그 말에 동의한다. 나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정치는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그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 있고, 그 권한을 바르게 사용하면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바꿀 수 있다. 다른 일로도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정치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힘이 월등히 세다.

권력을 남용해서 문화계에 끼친 나쁜 사례를 이전 정권이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그 오랜 세월 정권이 여러 번 바뀌는데도 끄덕하지 않고 권력의 정점에 있던 김기춘 전비서실장도 다른 죄목이 아닌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구속되었다.

블랙리스트의 가장 나쁜 점은 공정한 기회를 박탈했다는 것이다. 정의롭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오면 각 후보별 가장 신경 쓰는 공약에 대한 대통령 별칭을 만들어 선거 마케팅에 활용한다. 예를 들면 경제대통령, 환경대통령, 안보대통령 같이 말이다. 거기에 빠지지 않는 문화대통령.

마, 됐다! 문화대통령은 필요 없다. 그냥 대통령 하면 된다. 문화계 신경 쓴다고 문화 쪽 예산 더 안 늘려도 된다. 그냥 있던 예산만이라도 공정하게 사용하면 된다. 바르게 심사해서 정당한 기회를 주면 된다. 문화 예술계에 있는 사람들 모두 염치 있고 개념 있다. 모두 국민세금인줄 안다. 문화 예술계만 그럴까? 대한민국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의롭고 바르게 심사해서 균등하게 기회를 주고 일한 만큼 돈을 주면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정의로운 대통령이라는 별칭에 욕심을 내라. ‘국고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나라에 도둑이 많다’ 는 말이 있다. 이 말도 이재명시장이 했다. 정의롭다는 말이 너무 이상적인가? 이 보다 더 이상적인 촛불의 힘이 이전 정권을 파면시켰다. 그러니 지키지도 않을, 구체화도 못시킬 공약남발하지 말고 착하고 성실함으로 죽을힘을 다해 이 나라가 요구 하는 의무를 다한 국민들에게 더 잘하지는 못해도 정의롭게 바르게 특히 억울 한일 당하지 않게 정치한다고 해라. 그리고 지켜라. 그것만 해도 역대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문화대통령이라는 애칭은 서태지가 계속 가지게 하자.

송힘 월드뮤직앙상블 비아트리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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