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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이면합의설에 당국 개입못해 1050원대까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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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이면합의설에 당국 개입못해 1050원대까지 추락

입력
2018.04.03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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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고서 발표 예정 등 발목

6.9원 하락 41개월 만에 최저

원·달러 환율이 6.9원 내리며 1,056.6원으로 장을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6.9원 내리며 1,056.6원으로 장을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환율에 대한 ‘이면합의’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원ㆍ달러 환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은 이미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9원 내린 달러당 1,05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2014년 10월30일(1,055.5원)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저다.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13년만의 남한 예술단 평양공연 개최 등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완화된 게 주효했다. 또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약해진 것도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부추겼다. 실제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홈페이지에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경쟁적인 통화 저평가, 무역과 투자 부문에서 이익을 올리기 위한 환율 조작 등을 금지하는 강한 규제들을 담은 협상(양해각서)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관계부처 장관들이 한 목소리로 “환율과 한미 FTA는 별개 문제”라고 반박했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29일 4.9원이나 떨어지며 1,065.9원까지 주저앉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USTR와 우리 외환당국간 주장이 엇갈리면서 외환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통해 누구의 말이 맞는지 일종의 ‘시험’을 하는 모습”이라며 “당국에서 부인하니 ‘막을 수 있으면 막아보라’는 신호로 아래로 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그 동안 강력한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060원선이 무너졌는데도 이날 당국의 개입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 1월 말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1,050원대로 떨어지자 당국의 미세조정 추정 물량에 1,060원선이 곧바로 회복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환율 협상 관련 이슈가 부각되며 외환 당국의 운신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관련 논의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는 내용이 알려진 것 자체로도 당국이 개입하기 쉽지 않아진 상황”이라며 “시장에서도 아래쪽으로 열려있는 가능성(환율 하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도 외환 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 보고서 발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당국이 개입을 꺼리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통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GDP 대비 순매수 비중이 2%를 초과하는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 등 3가지에 해당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조건 2가지만 해당돼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다. 이에 정부는 환율 조작 의심을 없애고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내역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사실상 원화 절하 유도를 지양하는 기조를 노출했다는 것 자체가 단기적으론 원화 강세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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