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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복서 뇌출혈 사망까지… "또 다른 비극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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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복서 뇌출혈 사망까지… "또 다른 비극 막아라"

입력
2016.10.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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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구, 최요삼의 비극에 이어 또다시 재현된 사망사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복싱이 김득구, 최요삼의 비극에 이어 또 한 명의 안타까운 청춘을 잃었다.

경기 수원의 한 고교에 다니는 A(16) 군은 지난달 7일 충남 청양에서 열린 '제48회 전국복싱우승권대회' 고등부 64㎏급 8강전에서 0-3 판정패를 당했다.

경기 후 2층 관중석에 올라가 아버지 곁에서 휴식을 취하던 A 군은 갑자기 뇌출혈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A 군은 헬기로 천안 단국대 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9일 오전 결국 숨을 거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한 달여만이었다.

한국 복싱의 링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복싱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사고는 9년 전이었다.

최요삼은 2007년 12월 25일 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털 타이틀 1차 방어전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8일 만에 끝내 뇌사판정을 받았다.

최요삼의 사고는 허술한 안전 조치의 결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최요삼의 경기에 배치된 의료진은 고작 정형외과 의사 1명뿐이었고, 응급조치 역시 허점투성이였다.

당시 최요삼은 인근 서울아산병원이 아니라 30분 이상 걸리는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최요삼은 1시간 18분이 지나서야 수술대에 올랐다.

최요삼의 사고 이후 허술한 응급의료체계가 세간의 질타를 받았고, 이후 지정의사(링 닥터)는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가 맡도록 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배기석은 2010년 7월 17일 한국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을 마치고 뇌출혈 증세로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최요삼과 배기석 이전에는 김득구가 있었다.

김득구는 1982년 11월 13일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레이 맨시니(미국)에게 14회 KO 패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4일 후 사망했다.

당시 김득구의 사망은 복싱의 룰까지 바꿔놓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복싱계는 그 사건 이후 기존 15라운드로 진행된 경기를 12회로 줄였다.

1995년 9월 5일에는 이동춘이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일본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가와마쓰 세추에게 패한 뒤 사망해 충격을 안겼다.

복싱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스포츠다. 복서들은 뇌 손상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고 링에 올라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링 사고는 프로 복서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마추어 복싱대회에서 A 군과 같은 사고가 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일반 아마추어 복싱대회는 3분 3라운드가 기본이다. 12라운드까지 치르는 프로 복서와 비교하면 라운드 자체가 적다.

헤드기어 착용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남아 있긴 하지만 헤드기어를 착용하기 때문에 프로 복서들보다는 뇌 손상 위험이 적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 때문에 링 닥터가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많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고를 안일한 대처 때문에 막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복싱인들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아마추어 복서들에 대해서도 자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되돌아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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