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째 의심축 신고 없어
“완전 종식 단계는 아니다”
제주형 방역체계 구축 추진
제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13일째 발생하지 않아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일 최초 신고 이후 5일까지 모두 6개 농가의 가금류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지만, 6일부터 13일째 의심축 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도는 2일부터 18일 현재까지 AI 의심축 신고 127건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6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제주지역에 마지막으로 반입된 토종닭 840마리의 최대 잠복기(21일)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조류의 분변 등에서 AI 바이러스가 상시 존재할 수 있고, 오리 등에선 불현성 감염(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는 AI 감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종식됐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제주에서는 지난 5월 25일 전북 군산에서 오골계 1,000마리가 반입돼 같은달 27일부터 6월 2일까지 160마리가 제주시와 서귀포시 오일장 등에서 팔려나가 6개 농가가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도는 3일부터 7일까지 AI확진 농가와 의심축 발생농가 반경 3㎞내에 위치한 34개 농가 14만5,000여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도는 또 가금류 사육 규모가 100마리 미만 농가 1,315곳의 1만8,754마리를 수매 후 도태 처리했다.
도는 또 군산 농가에서 오골계를 제주로 반입한 후 5월 29일부터 오골계의 일부가 폐사했는데도 이 사실을 숨긴 혐의(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로 제주시 애월읍 2개 농가를 고발조치했다. 이들 농가에 대해서는 살처분 보상금을 산정할 때도 평가액의 60%를 감액하게 된다.
반면 지난 2일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AI의심사례를 신고한 제주시 이호동 양계 농가에 대해서는 정부 포상이 추진된다. 이는 해당 농가의 신속한 신고로 군산의 오골계가 AI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초동방역과 국내 AI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농가는 지난 5월 27일 제주 오일장에서 구입한 오골계 5마리가 갑자기 죽고, 기존에 키우던 토종닭 3마리까지 폐사하자 행정당국에 신고했다. 도는 원인을 모르고 죽은 가축을 제때 신고하지 않으면 가축전염병이 크게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가축 종류를 불문하고 이상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도는 이번 AI 사태를 계기로 타 지역과 다른 제주형 방역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번 AI 사태를 계기로 제주에도 철통같은 방역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제주만의 엄격한 검역 기준에 의해 검역필증을 갖추지 않은 경우에는 반입을 금지하는 독자적이고 강도 높은 청정 방역체계를 갖추는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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