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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세계경제] 밀레니얼 세대 손목에도… 스마트워치로 활로 찾는 스위스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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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세계경제] 밀레니얼 세대 손목에도… 스마트워치로 활로 찾는 스위스 시계’

입력
2018.03.14 16: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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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공개된 스위스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 출품 손목시계들. 김주성 기자
2014년 5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공개된 스위스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 출품 손목시계들. 김주성 기자

명품 시계 브랜드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스위스 시계공들 사이에 최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수출액이 13%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나마 2.7% 올랐지만 가방, 액세서리 등 다른 명품시장의 성장세에는 한참 못 미쳤다. 노동자 수백 명이 해고됐고, 기업들은 팔리지 않은 시계를 도로 사들여 보석을 떼고 금속을 녹여야 했다.

업계 내외에서 진단한 부진의 원인은 시대상의 변화다.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손목시계를 차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 된다. 청년들에게 스위스 시계는 너무 비싸다. 2015년 이래 젊은 부자들의 손목을 차지한 것은 애플 삼성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내놓은 스마트워치였다. 1990년대 이래 스위스 시계를 대거 사들인 중국의 부자들도 최근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스위스 시계 산업이 밀레니얼을 공략하기 위해 ‘스위스제 스마트워치’를 제작하고 젊은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이 주목한 선두주자는 ‘위블로’와 ‘태그호이어’ ‘불가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LVMH의 시계부문 최고경영자 장클로드 비베르다.

비베르가 이끈 태그호이어는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발매한 2015년 곧바로 ‘태그호이어 커넥티드 워치’라는 스마트워치(대당 1,500달러ㆍ160만원)를 발매하며 따라붙었다. 전자기기 개발은 인텔에 맡겼고 운영체제로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선택했다. 첫 모델은 대부분이 스위스 밖에서 만들어졌지만, 2017년 3월에 발매된 두 번째 모델은 인텔을 설득해 주요 부품 생산지를 스위스로 옮겼다. 이렇게 탄생한 ‘스위스 명품 스마트워치’는 총 10만개 팔려 나가며 시장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홍보 모델도 철저히 ‘청년 취향’에 맞췄다. 2011년 힙합 음악가 제이지(Jay-Z)를 시작으로 영화배우 카라 델러빈, 모델 벨라 하디드,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고급 시계의 브랜드 홍보 대열에 합류했다. LVMH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레이싱 게임 ‘그란투리스모’의 게임 내부 광고판을 사들였고,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테마의 시계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전략 덕택인지 LVMH의 시계 귀금속부문 판매액은 지난해 10%(전년 대비), 스위스 시계산업 전반의 수출이 떨어지던 2016년에도 5% 증가했다. 다른 기업들도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스와치 그룹은 아예 독자적인 운영체제로 스마트워치 제작을 추진해 2018년 말 발매할 예정이다. 비베르는 스위스 시계가 1970년대 일본 시계업체의 도전에도 명품화 전략으로 살아남은 바 있다며 이번에도 생존을 낙관했다. 또 “나는 청년 세대를 이해할 수 없지만, 공부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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