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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칩이 실험동물 삶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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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칩이 실험동물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입력
2017.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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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그동안 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실험 과정에서는 인체 시험으로 가기 전, 동물을 시험에 이용해왔다. KBS1 환경스페셜 캡처
그림 1그동안 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실험 과정에서는 인체 시험으로 가기 전, 동물을 시험에 이용해왔다. KBS1 환경스페셜 캡처

이제 더 이상 실험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요?

일본 교토대학은 지난 7월말 인간 장기 기관을 본 뜬 모델이 들어 있는 작은 칩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생명윤리 논란에 휩싸여 있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도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저널 ‘RSC 어드밴스(Advances)’에 발표되었습니다.

‘보디 온 어 칩’(Body on a chip)이라고 불리는 이 작은 칩은 ㎛(마이크로미터ㆍ㎜의 1,000분의 1) 수준의 작은 물체를 정밀하게 가공하는 미세가공기술을 적용해, 수 ㎝ 크기의 칩 위에 심장이나 간, 폐 등의 조직 구조를 본뜬 인체 모델을 심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혈액 순환을 본뜬 미세한 전류 시스템이 각 장기를 연결시켜 주고 있습니다. 즉, 칩 하나가 인체모델인 것입니다.

그림 2일본 교토대학이 7월 25일 영국의 학술지 RSC Advances에 발표한 '보디 온 어 칩'. 이 안에 인간의 장기기관을 본뜬 모델이 들어 있다. 해당 논문 캡처
그림 2일본 교토대학이 7월 25일 영국의 학술지 RSC Advances에 발표한 '보디 온 어 칩'. 이 안에 인간의 장기기관을 본뜬 모델이 들어 있다. 해당 논문 캡처

현재 항암제 등의 약효와 독성을 조사하는 전임상시험(인체 시험 전에 실시하는 시험)에서는 원숭이와 쥐, 개 등 다양한 실험동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 과정에서 동물이 받아야 할 고통이 너무 큰 까닭에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보디 온 어 칩’을 사용하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세포배양이나 실험방법으로는 곤란했던 항암제 부작용을 인간의 몸 전체에서 재현하는 것이 가능해져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발표 자료를 통해 “현재 항암제 등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실험동물을 사용하는 전임상시험은 인간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많아, 인간 임상시험의 약효나 독성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기존 실험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보디 온 어 칩’은 동물실험 없이 ‘생체 외 인체모델’을 창출한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술개발로 동물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더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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